아무리 바빠도 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해야 합니다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1.11.0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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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참 많이 바쁜 계절이 되었습니다.

차가운 겨울을 준비하려고 나무들도 산들도 들과 논에 있는 곡식들도 막바지 추수 때를 위한 몸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이때에 저도 한참 많이 바쁩니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위드 코로나로 바뀌면서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렇게 제가 바쁜데도 여전히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세상중심인 내가 이렇게 바쁘면 모두 멈춰 서서 나를 기다려 줘야 하는 것인데 너무나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오래전 지구가 온 우주에 중심이라고 착각하여 온갖 악행을 저질러 온 그 무리처럼 저도 온갖 불평과 불만으로 투덜투덜 거리면서 “어떻게 세상 중심인 내가 이렇게 바쁘고 힘든데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라고 말하며 지동설을 주장하던 사람들을 괴롭힌 것처럼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신경질을 좀 내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놀랍고 재미난 것은 아무리 바빠도 제가 빼먹지 않고 한 일들이 있다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바빠도 한 일을 돌아보니 아무리 바빠도 하루 세끼 꼬박 챙겨 먹었고 제가 좋아하는 운동은 꼭 했으며 아무리 바빠도 습관이 되어버린 손안에 작은 핸드폰을 달고 살며 아무리 바빠도 불편하고 좋지 않은 상황에 따라 툴툴거리고 짜증 내고 욱하며 감정에 충실했습니다.

에구구~ 아무리 바빠도 한 일들을 돌아보니 정리가 됩니다.

첫째 육신의 정욕, 둘째 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 셋째 습관이 되어버린 일, 넷째 내 마음과 감정의 표출.

“바빠서 못했어요~” 라고 하는 일들은 모두 백만 스물두 가지의 핑계였다는 것을 깊이 반성합니다. 역시나 아직도 제대로 된 목사가 되려면, 아니, 제대로 된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먼 것 같습니다.



왜 예수님께서 기도를 하시되 습관이 되실 정도로 하셨는지

왜 그렇게 제자들을 사랑하고 좋아하셨는지

왜 육신의 정욕을 이기시기 위한 기도를 하셨는지

왜 그 마음의 온유와 겸손함으로 복종하셨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해야 할 일을 잘 감당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아니 내게 바빠도 해야 할 일들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되고 습관이 되도록 그리고 내 마음의 원함과 정욕이, 아무리 바빠도 꼭 하고 마는 그러한 해야 할 일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기도하겠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사랑하겠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사명의 일을 감당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바빠서 못했다는 핑계의 삶이 아니라 아무리 바빠도 기쁘고 즐겁고 신나는 마음으로 해야 할 일을 잘 감당하시는 행복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내가 와서 그들에게 말하지 아니하였더라면 죄가 없었으려니와 지금은 그 죄를 핑계할 수 없느니라.”(요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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