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
독서의 계절 가을
  •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 승인 2021.11.0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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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 요즈음 날씨를 보면 봄과 가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며칠 전까지 에어컨을 틀었는데, 지금은 히터를 틀고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는 아마도 환경 오염이 만들어낸 지구 온난화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과 가을이 분명하고 기간도 길어 생활하기 좋은 날씨를 즐길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좋은 계절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지금은 가을이다. 단풍이 하루가 다르게 물들고 있다. 세상이 온통 울긋불긋 변해가고 있고, 교정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괜스레 그 주변을 맴돌게 한다. 며칠 지나면 이러한 아름다운 세상도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겨울을 준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견디느라 지쳐 있지만 잠시라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고, 힘들었던 마음을 단풍을 보며 달래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을이 되면, 학교는 1년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학교 축제나 체육대회로 학교 전체가 떠들썩하고 학생들은 각자의 재능과 끼를 마음껏 뽐내기 위해 시간을 아껴가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로 축제나 체육대회를 실시할 수 없다. 아이들의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져 있어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밝게 웃는 모습도, 뛰어노는 모습도 볼 수가 없다.

11월부터 위드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점차로 일상을 회복할 것이고, 학교도 정상화될 것이다. 물론 위드코로나가 시작되긴 했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온전히 돌아가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또 방역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제한이 따르더라도 하루빨리 체험학습, 축제, 체육대회 등을 실시할 수 있게 되고, 아이들이 마음껏 끼를 표출하고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가을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며,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다. 말만 살찌는 계절이 아닌 듯, 나의 뱃살도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 이 좋은 계절 뱃살만 찌울 것이 아니라 마음의 양식도 넓혀야겠다는 생각에 틈틈이 책을 읽고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의지를 갖고 실천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책상 위에 놓여있던 「최고의 교육」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미래 인재의 역량을 여섯 가지(6C)로 분류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성공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협력(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콘텐츠(Content),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그리고 자신감(Confidence) 등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콘텐츠가 아이들의 창의적 혁신 역량을 길러주는데 저해 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식정보는 넘처나고 있고 매2년 마다 지식의 양이 2배씩 증가하기 때문에 우리가 문명의 모든 사실들을 기억한다 해도 2년 반이면 그 지식은 50퍼센트로 줄어들고 5년이면 25퍼센트로 줄어들 뿐만 아니라 손가락만 까딱하면 네이버나 유트브 검색을 통해 단 몇 초면 검색 가능하기 때문에 지식정보를 머리에 채우는 것은 더 이상 성공 비결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에 부분 동의할 수 있다. 21세기에는 분명 콘텐츠에만 의존하는 교육을 해서는 아이들을 성공으로 이끌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창의적 혁신은 콘텐츠를 배제하기보단 포함하는 것이고, 콘텐츠와 비판적 사고력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이다. 즉 21세기는 과거 콘텐츠에만 의존하던 시대에서 콘텐츠와 그 외의 다른 역량이 함께 요구되는 사회로 바뀐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의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콘텐츠는 미래를 성공으로 이끄는 여섯 가지 역량 중 하나로 다른 역량과 함께 통합적으로 작용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독서는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우리의 아이가 미래에 성공하길 기대한다면 퇴근길에 책 한 권을 사서 아이들의 책상에 놓아 주길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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