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적극적인 관리 필요하다
물가 적극적인 관리 필요하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1.10.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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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2%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렇게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외부요인이 크다. 9월의 수입 물가는 2.4% 올라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2%대 상승률은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기름 값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등 원유가격이 배럴당 80달러는 넘었다. 국내 석유류 가격 역시 22.0%나 상승했다. 백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류 가격 폭등이 심상치 않다. 휘발유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리터당 1700원을 훌쩍 넘었다. 7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서민들 난방용으로 주로 쓰이는 등유가격도 1년 전보다 24.3%나 치솟았다.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코로나로 힘든 서민경제에 주름을 더하고 있고, 각종 공공요금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등 경제 불안요소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천연 공급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난방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어려움이 단기 내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식료품값까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생활필수품 38개 품목의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개 품목이 올랐고, 상승률은 6.3%다. 식품 가격 상승은 식당 음식값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코로나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 심리를 더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도 치솟고 있다. 밥상 물가를 비롯해 서비스 요금, 전기료, 휘발유 가격이 올라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물가상승은 투자심리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기업의 비용 증가에 따른 이윤 악화, 실질금리 하락 압력에 따른 채권 투자 매력 감소, 환율상승 요인 등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2%로 끌어올렸다. 각종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생산 차질 등으로 빚어진 인플레이션 우려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불안한 외부요인으로 발생한 경제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이 마땅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까지 겹쳐진 지금의 위기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필요해 보인다.

외부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 압박은 전 세계가 공통적 영향을 받지만 국내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은 대응이 가능하다.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농축산물 수급 관리에 보다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기에 가격 결정구조를 개선하고 시장감시기능 강화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봇물 터지는 듯한 물가 인상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차질, 코로나 사태로 한계상황에 이른 공공기관의 누적 손실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나타나고 있다. 물가상승 추세는 당분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물가상승은 겨울철 영세 서민과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더욱 부담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 해소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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