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보며 청렴을 생각하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보며 청렴을 생각하다
  • 박익진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 승인 2021.10.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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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진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박익진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최근 미군과 국제 동맹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태로 세계가 한바탕 시끄러웠다. 그동안 미군과 국제 동맹군에 협조적이었던 많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탈레반에 위협을 느끼고 탈출하느라 항공기의 랜딩기어에 숨거나 심지어 나르는 비행기에 매달려서라도 탈출하려다 비행기에서 떨어져 참혹한 죽음을 맞는 충격적인 모습도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간 20년간 미국과 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주의 정부를 심어주고 탈레반에 대항할 군대를 양성하도록 천문학적인 지원금(미국이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쏟아 부은 돈만 우리 돈으로 2600조라 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금액이다)을 쏟아붓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을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나 실패하였다. 실패한 주된 이유로 지목되는 것은 다름 아닌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민간에 만연한 부정부패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아프가니스탄이 국가를 운영하고 군대를 양성하기 위한 지원금을 주면 공무원이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돈이 뭉텅뭉텅 사라지고 마지막 집행단계에서는 돈이 부족해 군대와 경찰에 줄 급료가 부족해진 것이다. 몇 개월 동안 급료를 못 받은 경우가 허다했다고 하니 말 다 했다. 이렇게 급료를 오래도록 못 받다 보면 먹고살기 위해서 미국에서 준 갖가지 첨단 무기를 적군인 탈레반에 몰래 팔아먹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렇다 보니 부패한 정부를 지킬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고 오히려 탈레반이 더 깨끗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까지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군과 국제 동맹군이 철수하자마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빠르게 와해되고 별다른 저항도 없이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순식간에 탈레반에 점령되어 버려 질서가 사라지고 카불공항이 탈출 행렬로 저리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미국정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초 급료를 받는 군인은 총 3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 탈레반은 6만 명가량으로 추산한다. 이 정도 숫자 차이인데도 순식간에 졌다는 거다. 안타깝게도 정부군 30만 명이란 실제로 5만여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돈을 빼돌리기 위해 장부에만 있는 `유령 군인'이었다고 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보면서 공무원이 부패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봤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설마 우리나라가 아프가니스탄과 나라 상황이 같지도 않은데 나라가 망하겠어? 하고 무심코 남의 일처럼 지나쳐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고, 아프가니스탄처럼 사회가 심각하게 부패한 상황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각축장이다.

요즘 시대는 공무원의 청렴도 나라의 주요한 경쟁력이 되어 버렸다. 정부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 더욱더 채찍질하지 않으면 요즘 같은 무한 경쟁시대에 나라의 경쟁력은 서서히 뒤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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