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가 몰고 온 태풍
화천대유가 몰고 온 태풍
  •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 승인 2021.10.06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언론마다 화천대유와 관련한 의혹으로 넘쳐나면서 폭풍전야의 모습이다. 현재 발단이 된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한 사업이다. 이 지사도 한때 성남시가 이 사업으로 5500억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이익을 얻었다며 치적으로 홍보했다. 그런 사업이 국민들의 눈에 실망과 특혜시비로 번지며 공분을 산 것은 화천대유가 투자한 비용에 비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이다. 그런 와중에 곽상도 국회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를 퇴직하면서 50억원을 퇴직금 등으로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기름을 부었다. 많은 국민들이 경악했고, 또 누군가 아빠 찬스로 벼락부자가 된 것에 청년들은 좌절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 의문이 가시지 않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왜 화천대유는 매머드급 변호사들이 필요했을까? 그것도 한명이 아니라 다수의 호화 변호인들이. 화천대유 대표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던 분들을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고문으로 모셨다”고 했다. 그렇게 모셨다는 분들이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국정농단 최서원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이재명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을 변호했던 검사장 출신 강찬우 변호사 등이다. 수임료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전직 변호사를 법적 분쟁도 없는 상황에서 다수 선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히 용돈을 합법적으로 주기 위하여 선임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렇게 선임된 변호인들의 역할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일을 했을지도 궁금하다.

둘째, 왜 성남시는 아무 실적도 없고, 급조한 회사에게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야 하는 개발사업을 맡긴 것일까? 일반적으로 공익을 목적으로 계약을 하려면 경력과 자본력, 개발사업을 완벽하게 처리할 규모 등을 고려하여 선정하는 것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계약절차인데 그런 기본적인 사항이 검토되었다는 뉴스를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누가 화천대유를 사업자로 낙점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일지도 궁금하다. 토지를 확보하여 개발만하면 아파트 신축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비밀일 수 없는 사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유가 더 궁금하다.

셋째, 화천대유가 남긴 이익금이 단순히 투자자들에게만 분배되었을까?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씨에게 50억원을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했고, 당시 시세가의 절반가격에 박영수 전 특검의 딸에게 아파트를 분양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돈의 일부가 정치권이나 공무원에게도 흘러간 것은 아닐지 의문이다. 비리를 등에 업고 이득을 취한 것이라면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넷째, 원주민들에 대한 보상책이 있을까? 공영개발이란 법률에 밀려 원주민들은 헐값에 재산을 수용당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천문학적 이득을 보았다. 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의 말처럼 “법률은 가난한 사람들을 들볶고 부자는 그 법률을 지배한다”는 말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면 이는 불행한 일이다. 힘없는 사람들은 법이라는 테두리에 갇혀 아무 저항도 못하고 재산을 수용이라는 이름으로 빼앗기지만 이를 통해 개발업자는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현행 법제이기도 하다. 과다하게 챙긴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손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보상을 해 주어야 정의로운 것이다.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소유하고 다스리고 싶어 화천대유(火天大有)라는 회사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명리학에서 가장 좋은 괘의 하나라는 화천대유를 통해 추구했던 그들만의 이상이 하늘의 뜻이 아니라 인간의 추악한 소유욕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여 서글프다. 이번 사건은 그대로 방치하거나 덮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기에 특검이든 검찰수사든 철저한 규명이 필요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