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리더 세종대왕과 한글날
창의적 리더 세종대왕과 한글날
  •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 승인 2021.10.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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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그 기원을 보면 우리의 고유의 문자 체계인 한글을 기념하는 날을 제정하려는 노력은 이미 일제강점기 때에 시작되었다. 1926년 11월 4일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의 전신)가 주축이 되어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하여 행사를 거행했으며, 1928년에 명칭을 `한글날'로 바꾸었다고 한다. 1932, 1933년에는 음력을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하여 양력 10월 29일에 행사를 치렀으며, 1934~45년에는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여 10월 28일에 행사를 치렀다. 지금의 한글날은 1940년 <훈민정음>에 발견된 해례본 말문에 적힌 “정통11년9월상한(正統十一年九月上澣)”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양력으로 환산해보면 1446년(세종 28) 10월 9일이어서 1945년에 10월 9일로 확정되었던 것이다.

한글은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세종대왕의 노력으로 창제된 것이다. 세종은 일반 민중이 글자 없이 생활하면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음을 마음 아프게 여겨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인 훈민정음을 만든 것이다. 훈민정음 서문에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않아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이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면 당시에 백성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여기에서 백성(民)들은 사대부가 아닌 일반 서민들로 억울한 것이 있어 관청에 호소를 하려 해도 호소할 길이 없었고, 재판을 받아도 자신을 변호할 능력도 없었으며, 편지를 쓰려고 해도 편지를 쓸 수가 없었다. 또 농사일에 관한 간단한 기록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백성들의 글자 생활은 극도로 빈곤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애처롭게 여긴 세종은 백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세종은 정보혁명을 이룬 최초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정보혁명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당시로 볼 때 세종의 노력은 가히 혁명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는 창조적 리더로서 소통을 중시하였다. 매일 오전에는 누군가와 윤대(輪對)인 독대를 통해 대화를 하였고, 점심에는 경연에 나이 든 관료들과 집현전의 젊은 학자들을 동시에 참여시켜 그들로부터 배우려고 하였으며, 저녁에는 구언(求言)을 통해 백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종의 이러한 노력은 소통을 통해 문제 의식을 갖고자 한 그의 창의적 사고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왜 세종 조에만 유독 창의적 인재가 많았을까? 과학에 이천과 장영실, 학문적으로는 성삼문 같은 집현전 학자들, 음악에는 박연, 관료로는 황희 그리고 국방으로는 대마도와 여진족 정벌에 성공한 최윤덕과 6진을 개척한 김종서 등등. 진정 세종조에만 인재가 특별히 많이 태어난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세종이라는 임금이 창조적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종은 백성들을 가르쳐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교사였고, 신분을 넘어 많은 창의적 인재를 발굴하여 국가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는 면에서는 창조적 사고를 지닌 소통하는 리더였다고 할 수 있다.

세종은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 정의를 실현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 주려고 하였고, 소외된 계층에게는 그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며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려 했다. 세종은 진정 대왕이고 민본정치를 실현한 성군이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백성의 아픔을 가엾이 여겨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훌륭한 모습에 고개를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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