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초음속 무기 기술 제공자…중국일까 러시아일까
북한 극초음속 무기 기술 제공자…중국일까 러시아일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10.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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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사일 전문가, 러시아 가능성 제기
러시아, 北 이어 극초음속 무기 시험

북한 자체 개발 가능성 관측도 있어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체를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 또는 러시아가 기술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미사일 전문가인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5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과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연구가 일반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보다 한두 세대 뒤쳐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것이 확실히 극초음속 활공체(HGV)라면 누가 이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초고온에 견디는 내열소재(UHTCs: 초고온 세라믹스) 제작은 미국, 중국, 러시아도 이제야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개발하기 시작한 최첨단 재료과학으로 북한에 큰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탄도미사일은 우주로 치솟은 뒤 하강하며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불타오르는 열을 견뎌야 하는데 그와 비슷한 속도로 대기권을 계속 비행해야 하는 극초음속 활공체는 엄청난 열과 싸워야 한다"며 "활공체 전면에 축적되는 열을 흡수하고 굴절시켜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도의 재료 과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과거 무기 시스템은 자체 개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지만 극초음속 활공체 기술만큼은 과학과 소재 면에서 너무나 앞선 기술이어서 만약 그들이 이를 스스로 개발했다면 나는 엄청나게 놀랄 것"이라고 북한의 주장을 의심했다.



그는 또 "만약 북한에 관련 기술이 유입됐다면 북한을 좀 더 통제하고 싶어 하는 중국보다는 혼란의 주범인 러시아가 유력한 배후로 의심된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북한이 지난달 말 극초음속 활공체를 시험 발사한 뒤 공교롭게 러시아도 극초음속 무기를 시험했다.



러시아는 잠수함에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발사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세브로트빈스크급 잠수함에서 치르콘(Zircon)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2기를 북극 인근 바렌츠해에 있는 목표를 겨냥해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7월 구축함에서 치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러시아는 올 연말까지 치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실험을 완료해 내년에 러시아 해군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는 북한이 극초음속 무기 기술을 자체 개발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에 "우주왕복선에도 적용됐던 극초음속 활공 능력은 매우 오래된 기술"이라며 "북한이 역내 범위에서 활공하는 무언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이 과정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 혹은 중국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활공 능력이 별로 좋지 않고 초기 노력이기 때문에 역량이나 외부 지원 가능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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