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또 차악(次惡) 선택(?)
2022년 대선 또 차악(次惡) 선택(?)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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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추석 밑 재래시장은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다. 연일 2000명 대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코로나19 확진자에도 불구하고 시장통은 북적거렸다. 마스크를 쓴 채 장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확연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게마다 써 붙여놓은 물건가격에 놀라는 기색이었다. 시금치 한 단에 6000원, 작은 배추 한 포기에 5000원. 추석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른 탓이다. 시금치의 경우 무려 5~6배 뛰었다. 가을장마와 작황이 안 좋은 탓이긴 하겠지만 올라도 너무 올랐다.
관련 기관과 기업에서 발표한 추석 차례상 준비에 25만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치가 실감났다. 장을 보기에 따라서 30만원도 넘어설 듯했다. 그만큼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얘기인데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다. 시장통에 장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도 외면받는 가게는 여전히 어려워 보였다. 명절 대목에도 재래시장은 되는 집만 됐다. 물가가 높았던 탓인지 일부 가게는 손님이 뜸했다. 손님이나 상인이나 모두 힘겨운 모습의 추석 대목 재래시장 풍경이었다.
추석밥상머리로 옮겨진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암울했다. 작은 규모의 건설 관련 사업을 하는 어떤 이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나기도 전에 파산했다. 유일한 재산이었던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갔고 식구들은 방 한 칸의 월세방으로 쫓겨났다. 건설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암담할 뿐이라고 했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재난상황에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암울한 삶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도 월세방 생활을 하게 된 그들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추석기간 중 큰 관심은 사회적거리두기였다. 방역당국이 발표한 사회적거리두기 인원제한이 헷갈리다 보니 도대체 가족은 몇 명이 모일 수 있는지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젊은 세대들은 코로나19 백신 불신이 있었다. 백신 후유증,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이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주위에 백신을 맞지 않은 20~30대들이 많았다. 그들의 생각은 최대한 늦게 백신을 맞겠다는 것이다. 백신에 대한 부작용,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취업에 대한 고민도 여전했다. 열심히 취업준비는 하지만 취업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들이 느끼는 현실이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도 우려와는 달리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선전으로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렸거나 예상밖에 선전했던 업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은 긴장감을 줄 수밖에 없다. 경기가 더 안 좋아진다면 또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더 암울하게 만드는 것은 정치라는 것이 추석밥상머리 민심이었다.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2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 경선이 한창인데 출마한 후보들 면면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여야 할 것 없이 감량이 안 된다는 것인데, 결국 차악을 다시 선택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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