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 선율로 함께 하는 `아를르의 여인'
플루트 선율로 함께 하는 `아를르의 여인'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1.09.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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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무더위가 지나는 듯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며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고 있다. 이런 저녁이면 아파트 앞산의 새소리가 아름다운 플루트의 선율이 되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들려 오는 듯하다.

천상의 소리라고도 부르는 플루트는 목관 악기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관현악에서 사용되는 가로 피리를 말한다. 피콜로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조금 크다. 옆으로 쥐고 부는데 플루트의 입구에 입김을 불어 넣어 관 속의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관현악에서는 으뜸이 되는 가락을 연주하며 음색은 밝고 맑은소리를 낸다. 독주 악기뿐 아니라 다른 악기나 성악의 반주용으로 쓰이는 등 용도가 매우 다양한 악기로 요즘은 전공자뿐만 아니라 취미로 플루트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아 인기가 좋은 악기로, 본래 나무로 만들었으나 요즈음은 금, 은, 니켈 등으로 만든다.

플루트의 수많은 연주곡 중 일반 대중에게 좋아하는 플루트 연주곡을 물어보면 `아를르의 여인'을 이야기한다. 이 말은 작곡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제2모음곡 가운데 3번째인 미뉴에트를 말함이다.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조곡은 프랑스의 문호 알퐁스 도데의 희곡 `아를르의 여인'의 극 중 음악으로 비제가 작곡한 27곡의 관현악곡 중에서 선곡한 것인데, 그 4곡을 골라서 비제가 관현악용으로 편곡한 것이 제1조곡이다.

비제가 죽고 그의 친구인 에르네스트 귀로는 다시 네 곡을 간추려 제2모음곡을 만들었다.

우리가 아는 `아를르의 여인'은 제2모음곡 가운데 3번째인 미뉴에트 부분이다. 미뉴에트는 4분의 3박자의 우아하고 약간 빠른 춤곡으로. 프랑스에서 시작하여 17세기 중기에 유럽에서 유행했고, 고전 소나타나 교향곡의 3악장에 쓰이는 기악의 한 형식이 되었다.

사실 이 곡은 본래 비제의 오페라 `아름다운 페르트의 아가씨'에서 선율을 가져와 만든 것으로 `아를르의 여인'에는 없는 음악이었다. 사실상 2모음곡 가운데서 비제의 원곡을 그대로 살린 것은 2곡인 `간주곡'뿐인데 모음곡 전체 8곡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곡이 귀로의 재 창작품이라는 사실도 재미있다.

작곡가 비제는 오페라 `카르멘'으로 더 유명하지만, 일반적인 소품 연주로는 `아를르의 여인'이란 곡이 매우 흔히 연주되는 곡이다. 곡에 등장하는 아를르란 마을은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로느 강가에 자리 잡은 유서깊은 작은 마을이다. 이곳을 무대로 하여 농가에 사는 프레데리라는 어떤 농촌 청년과 아를르 지방의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을 그린 희곡으로 아름다움과 진실이 넘쳐흐르는 걸작이다. 오늘 저녁은 `아를르의 여인'을 플루트의 아름다운 소리로 들으며 프랑스의 사랑스러운 여인을 상상해 본다.

플루트는 모든 관악기 중 가장 화려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악기로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현대음악에서도 널리 사용되기도 하고 특히 오늘날에는 대중음악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멜로디를 연주해 주는 선율 악기이다. 리코더와 같은 운지를 가지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로, 올가을에는 플루트에 도전해 봄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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