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
추석 물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9.0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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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추석을 앞두고 주부들이 벌써부터 살림살이 걱정으로 한숨이다. 물가 상승폭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장바구니 물가가 널뛰듯 뛰고 있다.

시금치 한단 가격이 5000원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폭등했으며 상추 등 채소와 나물류 등 대부분 농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올랐다.

계란 값은 이미 지난 한 차례 파동 이후 한 판 가격이 9000원대로 고착화된지 오래. 우유, 육류, 빵 등의 가격도 치솟고 있어 이래저래 추석을 앞둔 서민, 중산층 주부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샐러리맨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기름값 인상으로 차량 유지비 부담액이 30% 가까이 늘었다. 불과 몇달 사이 휘발류값이 폭등한 것이다.

통계청이 2021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2%대 이하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달리 소비자 물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2%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에 이어 5개월 연속 2%대 상승세다.

지난해에 비해 농산물과 공업제품 군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7.8%, 유류 등 공업제품은 평균 3.2% 올랐다. 농산물 중에서 사과는 전년비 60.7%, 계란은 57.0%, 마늘은 45.9%, 고춧가루는 34.4%나 급등했다.

공업제품 군의 상승률은 3.2%에 불과하지만 실제 체감 물가 상승률은 훨씬 더 크다. 유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유류 가격은 1년전에 비해 20.8% 올랐다. 유가 정보 앱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국 평균 1리터 당 휘발유값은 1300원대였으나 현재 1600원을 훌쩍 넘어 1800원대를 넘보고 있다. LPG 가격 역시 1리터 당 700원대에서 1000원대에 오른 지 오래다.

실제 생활 물가 지수의 상승률은 3.4%로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활 물가 지수는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활 물가 지수의 상승세는 실생활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품목이 오른다는 점에서 가계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자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긴급 대책을 세웠다. 열여섯 가지 추석 성수품의 공급량을 40% 늘리기로 한 것이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은 공급량을 2.4배 늘리고, 축산물은 1.3배, 수산물은 1.2배 늘리기로 했다. 16대 성수품의 경우 추석 직전까지 3주간에 걸쳐 총 19만2000톤을 늘려 공급한다. 육류 가격의 안정을 위해 소고기는 1.6배, 돼지고기는 1.25배 늘리기로 했다. 계란도 9월 한달 간 1억개를 수입해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량을 늘려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게 정부 당국의 의지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물가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 생필품, 먹거리의 인상이 아니라 주택 가격, 전월세 가격의 오름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에도 불구, 7주 연속 최고 상승폭을 이어갔다. 수도권의 전월세 가격은 더 상승폭이 크다. 4억원 짜리 아파트 전세금이 기한 임박 즈음에 6억, 8억원으로 뛰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쨌거나 국내 경제는 고물가와 집값 지표로 보아 연내 금리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이래저래 서민들만 더 어깨가 무거워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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