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부동산 버블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8.30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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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중국 남부 윈난성에서 건축중인 대단지 고층 아파트 14개 동, 수백채가 한꺼번에 폭파돼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지난 주말 TV로 방영됐다.

윈난성의 성도 쿤밍시에서 벌어진 이 아파트 폭파 작업은 이 단지의 사업권을 인수한 부동산 개발사가 시장 수요와 맞지 않는 건물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단 45초만에 폭파된 이 아파트 단지의 현물 가격은 어림잡아 1000억원대 이상. 하지만 개발사는 과감하게 해체후 저층 아파트를 새로 지어 시중에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애초 대형 평형으로 설계돼 짓고 있던 아파트를 완공해봤자 사려는 사람이 없을터이니 차라리 저층 소형 아파트를 지어 새로 분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단지는 중국 전역에서 부동산 버블이 한창이던 지난 2011년 착공됐다. 너도나도 아파트를 사기만 하면 집값이 올라 부자가 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착공 직후 초기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이른바 `상투'를 잡았다. 가장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산 것이다. 이후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수년간 팔리지않자 시행사가 도산했고, 사업권을 인수한 회사가 이번에 짓다만 건물을 폭파, 해체한 것이다.

중국에서 이런 `깡통 아파트'는 부지기수다. 윈난성 뿐만아니라 쓰촨성, 랴오닝성, 심지어 수도인 베이징까지 부동산 버블 당시 짓기 시작한 아파트들이 아직도 곳곳에서 남아 해체될 위기를 맞고 있다.

부동산 버블은 발생하는 국가마다 경제 부흥기에 겪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에 앞서 1980년대 일찌감치 부동산 버블을 겪었던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일본은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하면서 달러를 쓸어모으다시피 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부동산 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의 14평짜리 아파트 한 채 가격이 우리나라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 30평짜리 5채와 맞먹었다.

하지만 거품이 붕괴되자 일본 경제는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1991년~2001년까지 지속된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은 이 10년이란 기간 동안 셀 수 없을 정도의 기업과 은행이 도산을 하고 국민경제가 나락으로 빠지는 건국이후 최대의 경제 위기 상황을 보내야 했다.

중국, 일본과는 유형이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수도권, 대도시 지역에서 부동산 버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10년전에 비해 2~3배 이상, 5년전에 비해 100%나 올랐다. 지방에서 2억원이면 살 수 있는 30평형대 아파트가 서울에서는 20억원을 호가한다.

문제는 이 현상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며 쉽게 버블이 붕괴되지 않을 것같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연전부터 거품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올해들어 현재까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위기경제학자' 김인준 전 서울대교수가 수도권 부동산 과열 현상을 한국 경제의 최대 위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경제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과 소득의 양극화가 사회적 불안을 초래하며 포퓰리즘 정책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시장의 양극화가 최대 위험인데 포퓰리즘정책이 병행하면 경제위기로 발전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면서 결론으로 자산과 소득 부문 양극화 현상의 해소를 거론했다.

여기에다 한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지방균형 발전 정책이다. 수도권의 아파트가 지방 아파트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 대한민국의 부와 경제가 수도권으로 쏠려있는 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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