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간판' 박진호 銅 잡고 사냥 나선다
`사격간판' 박진호 銅 잡고 사냥 나선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1.08.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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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 공기소총 입사 224.5점 동메달 획득
혼성 10m 공기소총, 50m 소총 3자세 등 3경기서 금메달 노려

 

“다른 대회에서는 메달이 다 나왔는데 패럴림픽만 없었다. 이제 메달 색깔을 바꿔봐야겠다.”

청주시청 소속으로 한국 남자사격의 간판인 박진호(44)가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사격 선수단에 소중한 첫 번째 메달을 안겼다. 자신의 첫 패럴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박진호는 30일 일본 도쿄의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24.5점을 기록했다. 그는 둥차오(246.4점·중국), 안드리 도로셴코(245.1점·우크라이나)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 출전했던 2016 리우대회에서 메달이 없었던 박진호는 이날 동메달이 인생의 첫 패럴림픽 메달이다.

값진 동메달이지만 박진호에겐 아쉬움이 진한 결선이었다.

예선(총 60발)에서 631.3점을 쏘며 세계 기록과 패럴림픽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우며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사격 결선에선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진호는 첫 10발에서 100.8점에 그치며 8명 중 7위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서서히 제 흐름을 잡아 순위를 끌어올렸고 19번째 발에서 10.7점을 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위까지 처졌다가 기적 같은 반전 페이스를 보인 것이다.

21번째 발에서 9.4점을 쏘는 큰 실수를 범하면서 최고 자리를 넘겨줬다.

어려서부터 빼어난 운동신경으로 여러 스포츠를 즐겼던 박진호는 20 02년 낙상으로 크게 다쳤다. 척수손상으로 하지가 마비됐다. 혈기왕성한 25세 때, 일이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도 결국 스포츠, 그 중 사격이었다.

2000 시드니대회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박진호는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9월 1일), 50m 소총 3자세(3일), 혼성 50m 소총 복사(5일)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박진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세 종목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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