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만 통풍 유발? … 알코올 섭취 피해야
`치맥'만 통풍 유발? … 알코올 섭취 피해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8.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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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집콕생활·여름 무더위에 인기
통풍 환자 8년새 76% ↑ … 20~30대 남성 급증
서구화·운동 부족 탓 … 저지방·채소 등 섭취 도움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낮에는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치킨과 시원한 맥주는 여전한 단골메뉴다. 하지만 덥다고 퓨린(세포 구성 물질인 핵산 중 일종)이 다량 함유돼 있는 `치맥'을 자주 즐기면 요산(퓨린 분해 과정 중 생겨나는 찌꺼기)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져 통풍(痛風)이 유발될 수 있다. 하지만 치맥만 조심한다고 통풍의 고통을 피할 수 있을까.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12년 26만 5천명에서 지난해 46만 8000명으로 8년간 무려 76%가 증가했다. 이 중 90% 이상이 남성이고, 특히 20~30대 젊은 남성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부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과다 축적돼 발생하는 관절염이다.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으로, 관절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야기된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부위를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 손, 손목, 발등, 무릎과 같이 다른 관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아침에 첫 걸음을 걷기 어렵다는 경우도 있다.

잘 알려져 있듯 치맥은 통풍에 치명적이다. 치킨은 고단백 식품으로 퓨린 함유량이 높고, 맥주는 주류 중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아서다. 하지만 치킨과 맥주만 피한다고 통풍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유정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소주나 다른 증류주는 맥주에 비해 퓨린 함량이 적지만, 알코올 성분 자체가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고 합성을 증가시킨다”면서 “소주도 많은 양을 마시면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요산 생산을 늘리고 배설은 줄여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통풍 발작이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에 갑자기 염증이 생겨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것을 말한다. 급성 통풍 발작이 왔을 때 진통소염제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증상은 3~7일 이내 호전된다. 하지만 해가 지나면서 점차 빈도가 잦아지고, 염증도 심해지고 오래 갈 수 있다.

하 교수는 “통풍 발작이 드물게 발생하는 경우 발작이 왔을 때 소염제만 복용하고 지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요산 저하 치료가 필요한데 소염제만 복용하고 수 년을 지내게 되면 만성 통풍으로 발전할 수 있고, 이 경우 관절 손상과 변형까지 야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풍을 피하려면 술 뿐 아니라 퓨린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동물의 간, 콩팥, 뇌, 내장, 농축된 육수, 등 푸른 생선인 정어리, 꽁치, 고등어, 소고기, 돼지고기, 액상과당이 포함된 탄산음료, 과일 쥬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비만인 남성, 고혈압·신장병 환자, 통풍 가족력이 있는 사람,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은 요산 수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은 염통, 간, 콩팥 등 동물의 내장을 비롯해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수와 술이다.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과 채소다. 적당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 교수는 “1년에 두 세번 이상 통풍 발작을 경험하거나 요로결석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다면 요산 저하 치료가 필요하다”며 “이런 경우 병원을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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