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충주 지역사회의 신뢰는 살아있었다
그래도 충주 지역사회의 신뢰는 살아있었다
  • 지현주 수공 충주권지사 고객지원부장
  • 승인 2021.07.26 19: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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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지현주 수공 충주권지사 고객지원부장
지현주 수공 충주권지사 고객지원부장

 

드디어 끝이 났다. 무려 2년 6개월간의 충주시와 K-water 간 물값분쟁이 끝이 났다. 시는 지난달 16일 2018년 12월부터 납부하지 않고 있던 물값과 연체료 등을 완납하였고, K-water는 지난달 23일 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소송이 종결되었다.

간단한 것이었는데 꽤 긴 시일이 걸렸다. 이 건은 시의회가 2018년 12월부터 물값 예산을 삭감하면서 시작되었는데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지역사회에서는 다목적댐이 있는 다른 도시에 비하여 낙후되고 발전이 더디다는 불만이 있었고, K-water에서는 다른 곳과의 형평성 문제나 법규정으로 인하여 추가 지원이 어려운 입장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맞물려 충주댐 보조여수로사업, 충주댐계통광역상수도 2단계 사업 등으로 여기저기 시내 도로가 파헤쳐지고 하다보니 시민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출근길에 만나는 도로공사 현장은 아침을 짜증나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평소 시민들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던 불만이 대규모 사업으로 인한 일상적 불편과 합쳐져서 물값 예산 삭감이라는 사건으로 번지게 된 것이다.

그 이유야 어떻든 그러한 불평이나 불만, 예산삭감 조치 등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고 잘못된 것일 수는 없다. 시민들의 마음까지 누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렇다. K-water도 법이나 규정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니 이 또한 잘못일 수 없다.

여하튼 그러한 여러 사유들이 작용하여 시의회에서 물값 예산을 삭감하게 되었고, K-water에서는 작년 11월에 소멸시효 등 관계로 마지막 수단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당초 계획에 의하면 올해 6월이나 7월쯤 법원의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이었다. 몇 개월 후면 법으로 잘잘못을 가리고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월부터 지역사회에 좋은 기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면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가장 최후의 방법이고 협의를 통하여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공감대 위에 협상이 시작되었고 지역사회와 K-water는 10여차례의 협상 끝에 약간씩의 양보와 배려로 지난달 14일 K-water, 충주시, 충주시의회, 범시민대책위, 이종배 국회의원이 모여 ‘충주댐 지역가치 제고 및 통합물복지 실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물론 협상이 쉽게 타결된 것은 아니었다. 한치 양보 없는 논리싸움 속에 짧지만 여러번 협상이 중단되었다. 휴식기를 갖자고 상호 합의하에 협상이 중단되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며 중단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상대방의 입장을 조금씩 배려하면서 협상을 지속했다.

끊임없는 협의와 중단, 치열한 논리싸움과 양보·배려 속에 구체적인 협약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지만 어느 누가 유리하고 어느 누가 불리하고가 없이 모두가 승자가 되는 말 그대로 상생의 협약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렇다. 법으로 결정하면 누구는 승자가 되고 누구는 패자가 되는 그러한 상황은 당장 앞에 있는 문제해결에는 간편한 수단일 수 있겠으나 앞으로도 50년 100년을 공생하여야 하는 지역사회에서는 피해야 하는 방법인 것을 협약에 참여한 모든 당사자들은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모두에 대한 신뢰였던 것이다. 어느 누구도 상대의 기대를 벗어난 요구를 하거나 최후수단까지 생각한 이는 없었다. 충주지역사회가 매우 성숙한 사회인 것이 이러한 면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충주라는 도시가 역사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지 1080년. 도시이름 또한 중심고을, 국토의 중심을 나타낸다고 한다.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 갈등을 해결한 지역사회에 형성되어 있는 신뢰관계가 금방 잊혀지거나 땅속에 묻혀서는 안 된다. 협약식은 20여분 남짓 짧게 끝났지만 앞으로 오랫동안 역사의 도시 충주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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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1-07-27 00:12:06
이종배 의원님이 도당위원장 당선되었어야 하는데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