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바다' 미술관으로 떠나는 힐링 바캉스
`문화의 바다' 미술관으로 떠나는 힐링 바캉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7.20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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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오늘부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희귀 국내·외 - 이중섭 등 한국 거장들 작품 대거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원, 우리와 우리 사이' 개최
4개 주제 작가 13인 신작 포함 11월 21일까지 진행
(왼쪽) 한석현 作 다시, 나무 프로젝트. (오른쪽) 이중섭 作 흰 소.
(왼쪽) 한석현 作 다시, 나무 프로젝트. (오른쪽) 이중섭 作 흰 소.
(위) 송성진 作 '다시 살...일요일'. (아래) 김이박 作 사물의 정원.
(위) 송성진 作 '다시 살...일요일'. (아래) 김이박 作 사물의 정원.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지속되면서 나들이도 쉽지 않다.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바캉스로 미술관 나들이가 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는 `고 이건희 회장의 수집전'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또한 코로나19로 뉴노멀시대가 찾아오면서 인류와 자연환경을 다시 들여다보고 공존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이색전시가 열린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미술작품을 관람하며 힐링해 보자.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건희 회장 기증작 전시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들이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21일부터 내년 3월 13일(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이건희컬렉션은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규모에서도 미술관 역사상 최대 기록이다. 근·현대미술사를 아우르며 20세기 초 희귀 국내외 작품은 물론,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유영국, 변관식, 이응노, 권진규 등 한국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작품 58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주축으로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수용과 변화'로 일제 강점기에 새로운 문물이 유입되면서 변화된 미술계를 엿볼 수 있다. 조선의 전통 서화에 변화를 모색하는 시기로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 주옥같은 작품이 전시된다.

2부 `개성의 발현'에서는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격동의 시기의 예술을 조명한다.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 등 작가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들의 독창적인 작품은 한국미술의 근간이 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이다.

3부는 `정착과 모색'으로 전후 복구 시기에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이성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이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미술을 더 다채롭게 만든 시기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 이 시기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을 소개하는 오디오가이드에는 배우 유해진이 참여해 친근한 작품해설을 들려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개최될 수 있도록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국내·외 미술작품을 대량 기증해주신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양질의 기증 작품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하고, 지속적으로 조사·연구하여 미술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원, 우리와 우리 사이'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 동물과 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삶에 대해 질문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경계의 문제를 살펴보는 기획전 `미술원, 우리와 우리 사이 (ARTificial Garden, The Border Between Us)'를 오는 11월 21일까지 청주관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4개의 주제로 `우리와 우리 사이', `어색한 공존', `도시와 자연, 그 경계에서', `함께 살기 위해'로 구성했다. 전시에는 금혜원, 김라연, 김이박, 박지혜, 박용화, 송성진, 이창진, 정재경, 한석현 작가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작가 김미루, 정찬영, 미술은행 소장품 작가 이소연, 최수앙 등 총 13명 작가의 신작 3점을 포함한 작품 87점을 선보인다.

`#1 우리와 우리 사이'는 울타리와 경계의 의미를 시각화하여 울타리 너머 우리와 우리 사이의 관계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박지혜 작가는 기둥 위 비둘기 조형 신작을 통해 인간의 생각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대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창진 작가는 빛을 발하는 EL-와이어를 사용한 대형 철조망을 제작해 울타리와 경계의 상징물이 된다.

`#2 어색한 공존'은 서로 다른 종인 인간과 동물의 가까워진 거리에 대해 살펴보며 이들의 자연스러운 공존의 방식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특히 반려동물의 삶과 죽음, 반려동물 추모, 죽어가는 식물을 시각화했다.

`#3 도시와 자연, 그 경계에서'에서는 도시 환경에서 길들여진 자연의 의미를 묻는다. 재개발로 인해 버려진 유기견과 아파트 건설을 위해 파헤쳐진 땅 위에 자라난 식물 등 자연과 인공 사이, 경계에서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다.

`#4 함께 살기 위해'는 인간과 동식물, 자연이 함께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질문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송성진 작가는 구제역 발생 당시 살처분 된 돼지들을 흙으로 빚어 제의적 의미를 띤 작품을, 김이박 작가는 아픈 식물들을 돌보는 `식물 요양소'를, 정재경 작가는 `무질서한 질서'라는 개념을 토대로 문명과 자연, 질서와 무질서를 동등한 관계로 바라보며, 미술관에 자리 잡은 비둘기를 마치 암호와 같은 형상으로 포착한다.

김유진 학예사는 “미술원이라는 전시 제목은 미술관과 동물원, 식물원이 비슷한 방식으로 대상을 수집하며, 보호와 보존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음에 착안했다”며 “이번 전시는 전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에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자연을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에 대해 질문하고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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