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 쓰담하며 오르라
名山, 쓰담하며 오르라
  • 김재건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 승인 2021.07.1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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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재건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김재건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인간이 생활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버리는 고체 형태의 폐물질'을 쓰레기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쓰레기는 고체 형태이므로 액체로 된 쓰레기는 폐수, 기체 쓰레기는 눈에 안 보이는 분진이나 매연 정도가 될 것이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양이 약 1.1㎏ 정도라고 하니 지구가 몸살을 앓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산림도 예외는 아니다.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등산로 주변에도 쓰레기는 버려져 있고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곳에는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큰 폐기물도 버려져 있다. 간혹 폐건축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경관을 저해하거나 악취 발생의 문제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썩는 데 5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작고 미세해져 결국에는 산림에 서식하는 모든 생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또한, 산림 내 폐기물을 방치하면 `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같이 도덕적 해이로 연결되어 환경오염이 가중되는 원인이 된다.

대면적의 산림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충북도에서는 해마다 계절별로 단속반을 편성하여 중점 단속 대상지를 정해 계도·단속을 실시하고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을 통한 정화활동 캠페인과 기간제 근로자를 동원한 시군 자체 정화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금년에는 `명산 내 폐기물 수거 처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반기에 이 사업으로 142톤의 산림 폐기물을 수거하였다.

뿐만 아니라, 쾌적한 산림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립공원에서는 공원 내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자기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경우 포인트를 제공받고 그 포인트로 공원시설을 이용하거나 상품으로 교환하는 `국립공원 정화캠페인 그린포인트'운동을 추진하고 있고 산림청에서는 `임(林)자 사랑해'캠페인에 이어 `산림보호 한 걸음, 푸른 숲의 밑거름'캠페인을 통해 국민의 산림보호 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최근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우리말 쓰담달리기)', 해양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빙(해양정화)'과 같은 환경 운동이 유행처럼 확산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봉그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과 단체, 학생까지 동참하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작은 실천과 꾸준한 노력이 우리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 주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멈출 수 있게 도와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면서부터 생겨난 쓰레기가 지금 우리 삶을 흔들고 있다. 편리한 생활이 가져다주는 부작용을 함께 고민하고 일회용품을 줄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였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같이 누군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 하나 때문에 누구나 버려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서는 안 된다.

이젠 아파트 단지와 골목길의 전신주 옆에 쌓아둔 쓰레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값을 지불했다고 해서 쓰레기 봉지를 대량으로 배출해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서 인간이 지구상의 오염원이 되는 일을 자처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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