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는 노래로 추억을 여행
다시 부르는 노래로 추억을 여행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21.07.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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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장마와 함께 온 무더운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의 연속이다. 이런 날이면 시원한 바람과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 푸른 바다와 갈매기 그리고 아름다운 섬으로 출발하는 여객선, 상상만 해도 시원해지는 날이다.

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최백호의 노래 `부산에 가면'을 알게 되어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다. 소개한 지인의 말대로 최백호의 그윽한 저음과 부산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듯한 추억의 장소들이 노랫말 속에 가득 담겨 있어 부산으로, 해운대로 달려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하는 노래였다.

`부산에 가면'이란 서정적인 노래는 `낭만에 대하여', `영일만 친구' 등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를 부른 중저음의 최백호가 에코브릿지의 곡을 2013년에 불러 고향에 대한 추억을 자아내게 했던 곡이다. `부산에 가면'은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여 드럼과 기타, 브라스와 스트링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주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다 다시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끝나는 느린 음악에 낭만 가객이라 부르는 최백호의 그윽한 음색이 포개진 그림 같은 노래이다.

`부산에 가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 고운 머릿결을 흩날리며 나를 반겼던 / 그 부산역 앞은 참 많이도 변했구나 / 어디로 가야 하나 너도 이제는 없는데…' 등 한 편의 서사와 서정시와 같은 추억과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노래이다. 노래에 등장하는 부산역, 광안리, 달맞이 고개 등 부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다. 노래의 가사 중에 `어디로 가면은 너도 이제는 없는데 무작정 올라가는 달맞이 고개에 오래된 바다만 오래된 우리만 시간이 멈춰버린 듯'이란 가사가 나에게도 부산에 대한 깊은 사연이 있는 듯 가슴 깊게 스며드는 애잔한 아련함이있다.

2013년 만들어졌던 이 노래가 올해 화두가 되고 여름이 되며 더욱 회자되는 것은 아마 JTBC 드라마 `괴물'의 위력이 큰 것 같다. 드라마에서 신하균, 여진구 등 연기파 두 배우의 명연기에 `부산에 가면'이란 느리고 허스키한 최백호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절묘하게 흐르며 극에 긴장감을 더하고 옛날 사건들을 재조명하게 해준다. 이 드라마에서 최백호는 얼굴이 나오진 않았지만 신하균, 여진구 두 연기자 다음의 주인공 같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괴물은 총 16부작으로 `문주시 만양읍'이란 곳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다. 난 이 드라마를 틈틈이 보며 `만양 정육점'이란 식당이 너무나도 낭만과 추억의 장소로 느껴졌다. 비 오는 날이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이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던 곳, 특히 정육점 여주인인 유재이가 고기를 다듬고 해체하며 독백하듯 부르는 `부산에 가면'은 드라마에 긴장감을 가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노래는 짧은 3분이지만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10년, 100년을 넘어 시간을 멈춰버리게 하는 묘한 감동을 준다. 특히 `부산, 안동, 제천' 등 어느 지역을 추억하게 하는 `로컬송'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묘한 감정을 주기도 한다. 청주에 가면 추억이 있고 낭만이 있어 언제라도 달려가고픈 고향의 노래가 빨리 나와 온 국민이 사랑하는 청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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