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 작품 품은 모델하우스 눈길
거장들 작품 품은 모델하우스 눈길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7.09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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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이중섭 등 21명 작가 작품 선보여
   
▲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렸다. 8일 청주 대농지구 지웰시티 모델하우스에서 열리는 '한국 근현대 미술 명품전'을 찾은 시민들이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유현덕기자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한국의 대표 화가로 손꼽히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진품 명작들이 청주를 찾아왔다.

한국미술의 명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국 근·현대미술 명품전'은 국내 최초로 모델하우스를 전시장으로 활용한 것으로, 청주 대농지구 신영지웰시티 모델하우스에서 다음달 5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회는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이우환, 이응노 등 20세기 한국화단의 흐름을 만든 작가들로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 21명의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이런 중량급 작가들의 작품이 한꺼번에 전시되기는 도내에선 처음이어서 지역 작가와 미술 애호가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수량은 적지만 전시작품 모두를 합치면 50억원대 이상으로 추정되며, 전시를 위해 가입한 보험료만도 1500만원에 이르는 고가품들이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작품은 박수근의 '여인'이다. 얼마전 경매에서 작품 하나에 40억원 이상 고가에 팔려 미술시장을 놀라게 했던 만큼 박수근 화가의 그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단순한 형태와 선묘를 이용해 농촌 아낙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여인'은 규정하지 않으면서도 재질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서민들의 따스한 시선과 소박함이 묻어나고 있는 작품을 통해 박수근이 왜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

불운한 천재화가 이중섭의 작품은 은지화로 된 2작품을 만날 수 있다. 향토적이면서 개성적 조형세계를 보여준 작가 이중섭은 종이, 합판, 한지, 은지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가난하여 담뱃갑 은박지에 그린 그림 은지화가 현재 1억여원에 거래되고 있으니 예술은 길다는 말이 실감난다.

작가와 감정가 사이에 위작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 천경자의 작품도 전시된다. 꽃과 여인의 조화를 판타지로 보여주는 작품 '여인'은 동서양의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외국에서 호평받고 있는 작가 이우환의 with winds, 사실적 묘사를 선보이는 고영훈 생명-낙엽, 이응노의 군상, 남관의 녹색의 유형, 김종학의 복사꽃, 김창열의 회귀, 김환기의 무제, 김흥수의 누드, 도상봉의 라일락, 박고석의 마이산, 변종하의 무제, 오지호의 푸른산, 유영국의 산외 1작품, 이대원의 못 외 1작품, 장욱진의 새, 최영림의 무제, 하인두의 만다라, 권옥연의 풍경 등 한 시대를 대변하는 예술세계와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작품들은 개인 소장자들의 수작들을 모아 전시하는 것으로, (주)신영 정춘보 회장과 전시를 주관하는 (주)가나아트갤러리의 평소 친분관계 때문에 청주에서의 첫 미술 명품전이 가능케 됐다. 신영의 나세찬 전무는 "이런 성격의 미술 전시회는 사실 좀 생소할 것이다. 예술 문화사업에 대한 기업의 지원, 즉 메세나 운동 차원에서 생각해 낸 것이다. 청주가 교육문화의 도시임을 감안하면 기업의 이 같은 사회환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정석 홍보팀장은 "모델하우스 안에서 여는 이번 첫 전시회는 생활 공간 속에서 미술이 얼마나 조화롭게 접목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로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청주 시민을 대상으로 음악회, 공연, 각종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신영은 오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청주 옛 대농지구 내에 약 2400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을 지어 청주시에 기부할 방침이다.

※ 메세나(Mecenat)란

문화 예술 스포츠 등 공익사업에 대한 기업의 지원, 즉 사회환원을 총칭한다. 기업의 입장에선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업 윤리를 실천하는 것이지만, 그 반대급부로 회사의 이미지를 크게 높일 수 있어 홍보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된다. 선진국에선 이미오래전부터활성화됐고, 국내에서도 최근 이를 위해 활동하는 전문가나 전문 단체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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