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7.0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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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영동군 월류봉
산 절벽 휘돌아 흐르는 강물
한국인 근기·저력 고스란히

 

충북 영동군의 월류봉(月留峰).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니요.

참으로 멋스럽고 매력적입니다.

이름만으로도 한달음에 달려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윽한 감성이 강렬한 이미지로 떠오르는 월류봉은

한국의 산수화가 지닌 온갖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깎아지른 산 절벽을 어루만지듯 휘돌아가는 강물은

지난했던 시대를 버텨낸 한국인들의 근기와 저력을

침묵으로 기록한 역사서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때 월류봉은 누군가의 이상향이었을 겁니다.

그 물길에 돌다리가 놓였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달이 머무는 자리에 닿을 수 있을까요?

발걸음이 머뭇거려지는 것을 보면

아마도 각자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를 풍경의 극치 속에

오래오래 담아두기 위한 것은 작은 바람 아닐는지요.

월류봉, 산봉우리에 달이 머물면

강물에도 또 하나의 달이 뜹니다. 그날을 기다립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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