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비전은?
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비전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1.07.04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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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취재팀(부장)
석재동 취재팀(부장)

 

국내 유일의 무예·액션을 주제로 한 장르 영화제를 표방하는 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준비가 본격됐다.

충북문화재단은 지난달 22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집행위원 위촉식 및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김경식 충북예총 회장을 집행위원장, 영화배우 이범수씨 등 11명을 집행위원으로 위촉했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나 행사에 반드시 필요한 비전은 없었다. 위촉식에 앞서 진행된 충북도의 브리핑에서 이 영화제가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이고, 향후 비전은 어떠한지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는 10월 중순 청주시 일원에서 개최하고, 국내외 20개국의 장·단편 영화 50여편을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병행해 상영할 계획이라는 설명만 뒤따랐다.

졸속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영화제라면 응당 지금쯤은 상영작에 대한 윤곽이 나와야 한다. 국가와 무예별 상영작 안배, 고전영화와 개봉작의 분배는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구상이 나왔어야 한다.

그런데 영화제 개막 3개월여전에야 집행위원이 위촉됐다.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렇게 하다가는 케이블TV에서 수시로 틀어주는 40여년전 개봉작인 무예의 고전 이소룡 영화가 영화제의 주요 상영작이 될 판이다. 이소룡 영화는 지난해 2회 영화제에서도 특별전으로 상영됐다. 1회 때도 이소룡의 영화사를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 영화제는 충북도에서 2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충주에서 치르면서 세계무술축제 등과 함께 충주를 무예콘텐츠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 아래 2019년 8월 첫 개최됐다.

1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에서 2회 충주국제무예액션영화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충주시 주최로 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화제성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어지간한 행사끝에 뒤따르는 행사주최측의 자화자찬도 없는 영화제가 되고 말았다.

충주시는 지난 4월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영화제를 전격 취소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충주시가 이시종 지사의 치적쌓기에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시종 지사의 3선 임기(2022년 6월말)가 끝나면 사라질 영화제라는 비판도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결국 도는 이 영화제 개최를 떠맡았다. 그러는 사이 영화제 예산도 13억원(도비 4억원, 충주시비 9억원)에서 8억원(전액 도비)으로 쪼그라들었다.

충북도에서는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를 국내 유일의 무예·액션을 주제로 한 장르 영화제로 홍보한다. 현재로선 맞는 말이지만, 국내에서 무예와 액션을 주제로 한 영화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충남 논산시는 지난 2011년 강경발표젓갈축제장에서 `제2회 황산벌 세계액션영화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영화제 1회가 언제 치러졌는지, 2회 이후엔 이 영화제가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언론의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비전 없는 행사의 끝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충북도가 이 같은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제3회 국제무예액션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추진되는 치적쌓기용 행사가 아니라, 충북 대표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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