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人才)와 인재(人災)
인재(人才)와 인재(人災)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6.30 2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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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조직에서 사람을 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조직이 무너지기도 하고, 무너진 조직이 다시 성장의 발판을 삼기도 한다.

그래서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재를 쓰면 인사(人事)가 만사(萬事)가 되지만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을 앉히면 인사(人事)가 만사(萬死)로 전락해 조직이 와해된다.

최근 청와대가 25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1급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하면서 청년들이 화가 났다.

급기야 박 비서관의 해임과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박탈감닷컴' 사이트가 개설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박 비서관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다수 게시됐다.

2030세대가 왜 박 비서관 임명에 분노하는지에 대해 한 청원인은“비서관은 외부인사도 임명할 수 있는 자리인데 공정을 위해서는 어리더라도 당의 사람만 고집할것이 아닌 청년들도 공감하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경력이 있는 외부인재나 전문인사를 임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이번 임명은 단기라고 할지언정 국민의 세금으로 임명하는 자리에 전문성이 없는 발탁 소위 낙하산이라는 인식의 인사를 넣은 것은 586 눈높이가 청년들의 눈높이로 쇄신되지 않았다”며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청와대나 정부 여당은 박 비서관 임명에 청년들이 왜 분노하는지 감조차 못잡고 있다.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은“청년비서관에 청년을 안 하면 누굴 임명하느냐. 청년비서관 자리에 청년이 아닌 나이 드신 어른을 하는 게 과연 맞는지, 공정한 것인지 질문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한 술 더 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9개월짜리 별정직 공무원이나 행정고시를 합격하는 것과 비교할 문제는 아니다”라며“국민들께서 공정의 문제로 일반공무원, 직업 공무원과 비교하기 보다 대통령께서 20대의 생생한 감수성을 지근거리에서 들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이해를 해달라”고 밝혔다.

1급은 행정고시를 합격해 5급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도 오르기 어려운 자리다.

최근 30년 만에 6급으로 승진한 한 공무원은“6급까지 오는 데 강산이 세번 바뀌었다”며“가족들과 케익 놓고 파티도 했는데 25살 1급 비서관 임명 소식을 듣고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비서관으로 임명된 지 88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임명권자들은 보석을 찾은 것처럼 발탁이라는 이름으로 인재를 기용했다고 평가해 주길 바란다.

하지만 발탁과 특혜는 차이가 있다.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라면 발탁이겠지만 개인을 위한 자리라면 낙하산으로 불리지 않을까.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짐콜린스는 저서`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위대한 기업 리더들의 성향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그들은 일이 잘 풀릴 때는 창밖을 보면서 자신 외의 요인에 찬사를 보내고, 잘 안될 때는 거울을 보고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기준을 세우고, 불굴의 의지를 보이고, 창문을 보면서 내가 저들(동료, 후계자, 전임자 등)을 만난 것이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거울을 보고 스스로 책임질 것을 생각한다.'

거울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는 정치인이 몇이나 있을까.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이 교육감선거 투표 연령을 16세로 하향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이 교육감 선거 투표 연령을 16세 이상으로 조정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데 이어 최근에도 국회의원 14명이 같은 내용의 의안을 또다시 제출했다.

정치인들은 청소년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울 재목으로 보기보다는 권력의 연장 수단으로만 보이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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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야 2021-07-01 20:24:31
기사많이부탁드려요 며칠지나니 조용해서 더짜증나네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