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킨이 잊지말고 기억하라
나라 지킨이 잊지말고 기억하라
  • 손택수 대한상이군경회 충주시지회장
  • 승인 2021.06.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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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택수 대한상이군경회 충주시지회장
손택수 대한상이군경회 충주시지회장

 

며칠전 6·25전쟁 중 실종된 전사자 유해발굴과 관련, 직접 전투에 참가한 호국용사분들을 만나고자 보훈회관에 찾아온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동식 분석관과 6·25전상동지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병문 회장과 세분의 참전유공자분께서 그 당시의 증언을 하기 위해 미리 나와 계셨다.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 철의 삼각지 저격능선에서 물밀듯 밀려오는 적을 막아서서 말그대로 시산혈하(屍山血河). 시체가 산을 이루고 흘린 피가 냇물을 이루는 듯 한치의 땅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처참하고 치열하게 싸웠다면서 본인도 그곳에서 복부관통상의 부상을 당하여 돌아왔지만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날이 궂은날은 몸이 욱신거린다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아직 기력이 남아있는 93세가 넘으신 노병께서는 두팔을 흔들며 전설과도 같은 지난날들의 무용담으로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하느라 열변을 토하셨다.

같이 자리한 다른 세분의 6·25참전 전상자들께서도 저마다 당시 전선에서의 처참한 상황이 되살아나시는 듯 괴로운 표정들을 지으시며 열심히 그날을 회상했다.

“그때 군인들 참 많이 죽었습니다” 그때가 회상되는 듯 대담 중에도 눈시울들을 붉히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금년은 6·25전쟁이 발발한 지 71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마다 호국보훈의 달이면 `국가유공자들이 있어 이 나라가 있다'며 극진한 예우의 말은 하지만, 해가 갈수록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이 사실이다.

현충일 등 국경일에 국기를 다는 것은 당연함에도, 각 가정에 국기조차 없는 가정이 많다고 한다.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고, 자유도 있고 행복할 권리도 있다.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서 불의의 전상을 입고 일생을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전상용사들의 상처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과연 지금의 우리들은 얼마나 어루만져 주고 있는가!

목숨걸고 지켜온 이 나라가 있기까지 일제강점기 삭풍이 부는 만주벌판에서 숨져간 순국선열들과 백척간두에서 조국을 온몸으로 지켜온 호국용사들, 치열한 전투에서 장렬히 숨져간 수많은 호국영령들. 이분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풍요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는가!

증언을 위해 대담을 하는 내내 그때나 지금이나 나라를 걱정하며 열변을 토하다 피곤한듯 소파에 등을 기대는 노병들의 깊은 주름과 초라한 모습이 한번 더 가슴을 아리게 하였다.

그 분들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이동식 분석관에게 말했다.

“저 노병들의 상처가 있는 한 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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