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프로젝트 헤일메리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 승인 2021.06.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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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의 신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랜덤하우스코리아)'가 나왔다. `마션'과 `아르테미스'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마션은 첫 시작이 강렬해서 아직도 종종 인용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표지 뒷날개를 펼쳐보았더니 책의 첫 구절을 인용해 `마션'과 `아르테미스'를 간단히 소개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첫 시작은 “2 더하기 2는 무엇입니까?”라는 컴퓨터의 말로 시작된다. 너무 쉬운 문제라 뭔가 이상한데? 하고 있었는데, 주인공 `나'는 자신의 이름도 모른다. 몸을 움직이기가 어렵다. 여기가 어디인지, 무엇 때문에 이 공간에 오게 된 것인지도 기억 못 한다. 환자처럼 소변 줄을 걸고 있던 `나'는 피를 보고 메일링리스트를 받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본다. 간신히 일어나 보니 옆에는 남자와 여자의 시체가 있다. 나를 돌보던 로봇 팔이 음식을 준다. 돌아다니다 실험실 같은 곳을 발견했다. 미터 자가 있다. 선반의 높이를 재 본다. 플라스틱 같은 시험관을 들어 바닥으로 낙하시켜본다. 중력가속도 실험이다. 몇 번의 실험 끝에 지구보다 높은 중력가속도를 가진 장소에 있다는 결론을 얻는다. 즉, 내가 있는 곳은 지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점차 자기가 누구인지 떠올리고,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왜 왔는지를 깨닫는다.

내용을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다. 첫 번째 장 이후에 뭘 이야기하기도 애매하다. 내용 폭로다. 책표지 뒷장도 안 읽었으면 좋겠다. 출판사가 제공하는 카드 뉴스도 스포다. 책 뒷장 때문에 중반 이후의 내용이 짐작 갈 수도 있겠다. 다행히 책 본문만 보고 다 피해갔기에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었던 행운이 감사할 뿐이다.

마션은 여러 번 읽었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무조건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었다. 그래서 아르테미스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았다. 그런데 솔직하게 아르테미스는 좀 그렇긴 했다. 재미있긴 한데 마션처럼 몇 번씩 다시 읽게 되진 않았다.

그런데 이`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진짜 재미있다. 모두가 입 모아 찬양할 만하다. 오래간만에 꾸벅꾸벅 졸면서도 즐겁게 읽었다. 나는 왜 과학 공부를 게을리했나, 과학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텐데 왜 그러질 못했나 하며 아쉬워했다.

조금 두툼한 책이다. 9쪽만 더 있었다면 700페이지다. 육법전서 급의 무기는 아니지만 가벼운 무기쯤 되는 분량의 책이다. 그런데도 몰입하게 된다. 이거 분권했다면 출판사를 마구 쳤을 거 같다. 다음 권 찾는 시간도 아까웠을 것 같다. 체력과 시간이 안 따라줘서 한 번에 죽 읽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작품 되겠다.

책 나오기도 전에 영화 라라랜드의 배우 라이언 고슬링 주연으로 영화화 확정이라는 소식이 있다. 소설을 먼저 볼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작품 스케일 상 단기간 내 영화 완성은 힘들 듯하니, 몇 번 더 읽으면서 영화 개봉을 기다리면 될 것 같다. 흔히 영화화되면 영화 먼저 봐야 할지, 소설 먼저 봐야 할지를 고민하는데 이 소설은 소설 먼저 보시길 권해 드린다. 아직 다들 모를 때, 조용할 때 얼른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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