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피값 위에 선 폐기물 정책
농민의 피값 위에 선 폐기물 정책
  • 유민채 청주 북이면 추학1리 이장
  • 승인 2021.06.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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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유민채 청주 북이면 추학1리 이장
유민채 청주 북이면 추학1리 이장

 

늙고 힘없고 가난한 농민들은 원인도 모르는 병(암)에 걸려 죽어갔다. 소각업체는 여러 가지 불법이 드러났지만 맥쿼리라는 다국적 기업에 팔아넘겼다. 그리고 허가취소에 이어 기나긴 행정 소송 중이다.

그러나 폐기물 사업은 여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것, SK라는 대기업이 전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폐기물 가격이 오를수록 업자는 돈을 벌고 폐기물을 태운 열을 팔아 더욱더 많은 돈을 벌고 대기업은 그 수혜를 받는다.

환경부는 소각장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발생하는 쓰레기처리에만 골몰해 있다. 어떻게든 소각장을 지을 궁리만 하지,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이번 북이면 지역 주민건강조사결과가 그것을 말해준다.

주민들의 몸에서는 다이옥신,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HAS, 소각 시 나오는 일급발암물질), 카드뮴 등의 오염물질 수치가 대조군보다 2배, 3배, 많게는 6배까지 많이 나왔다. 심지어 소각장과 가까운 일부 주민 중에서는 20배 가까이 나온 경우도 있다. 1년 365일 24시간 굴뚝에서는 쉬지 않고 오염물질이 연기형태로 품어져 나오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호흡기를 타고 우리 몸속을 드나든다.

북이면! 청원군의 허브가 될 만한 지역이었다. 경부·중부 IC와 가까운 좋은 입지, 낮은 구릉, 넓은 평야, 중부지방의 노른자 자리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으로 환경적으로 잘 관리하고 제대로 된 관광지역으로 설계하면 성공할 만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청주청원통합 이후 청주 북부 외곽이 되었고 도농복합지역으로 수많은 공장이 개별적으로 무분별하게 들어왔다. 불법을 저지른 자들은 다른 곳에 가서 동종사업으로 더 많은 돈을 벌며 ○○ 단체들과 협약을 맺으며 기부 인증샷을 찍었다. 인터넷에서는 기부 및 후원을 많이 한 좋은 사람이 되어 있다. 그 웃음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슬픔과 고통이 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제 폐기물은 한 지역과 농촌의 힘없는 농민들의 희생으로 처리될 문제가 아니다. 언제까지 소외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오염물질로 고통받아야 하는가. 더구나 농촌을 살린다고 생명 먹거리와 귀농·귀촌을 부르짖으며 대형폐기물공장을 입지시키는 무능한 행정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

환경부는 폐기물 처리에만 골몰하지 말아야 하고 일부 지역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희생양이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문제를 파악해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하고 먹거리와 농촌을 지킬 수 있는 입법을 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입지와 용량과 연한제한」이 입법 되어야 한다. 그리고 농림부는 파괴되어가는 농촌과 농민의 현실을 가만히 손 놓고 지켜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부처와 부처 간에 소통하고 협업하여 꺼져가는 농촌공동체, 우리 먹거리의 발판인 농촌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책상머리에서 농업·농민을 부르짖고 주판알만 튕기며 영혼 없이 일하는 공무원들이 있는 한 농업과 농촌은 천박한 취급을 받으며 나락으로 떨어져 나갈 것이다.

기후 위기는 곧 농업의 위기이며 농촌에 밀집되는 잘못된 폐기물정책은 결국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그대들이야말로 언제까지 안전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 이번 환경부 건강조사결과를 놓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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