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타'온다!
`현타'온다!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1.06.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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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현타', `현타온다'는 말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유행어로, `현실 자각 타임'의 줄인 말이라고 한다. 현실 자각이란 자신을 과대평가하면서 못 올라갈 나무를 쳐다보며 욕심을 부리다가 문득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도와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실상은 그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자신이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바로 현실 자각 타임인 `현타'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목전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착각하거나 헛된 꿈 및 망상에 빠져 있다가 뒤늦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지금 여기'라는 실존으로 우뚝 서는 것이 바로 `현타'라는 말의 속 뜻임을 알 수 있다.

`현타' 즉, `현실 자각 타임'을 맞기 위해선 반드시 있는 그대로의 목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착각이 전제돼야 한다. 현실에 대한 그릇된 이해나 평가 및 헛된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다가 어느 한순간 정신을 차림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현실 상황을 알아차림이 곧 `현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알아차림으로써 환경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은 천 번 만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알아차렸다는 것마저 혼자만의 착각인가 아닌가가 중요할 뿐이다. 지혜롭고 지공무사(至公無私)한 순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제 혼자서만 목전의 현실을 제대로 자각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이라면 잠시 잠깐 기분이 좋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앞당기는 일은 요원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너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백번 이긴다는 의미의 가르침이 있다. 너를 안다는 것은 나와 겨루는 상대방만을 지칭하는 의미가 아니다. `나' 이외의 모든 바깥 상황 즉, 내가 처한 모든 현실 상황을 다 아우르는 말이다.

따라서 너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처한 목전의 상황은 물론이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상황까지 제대로 파악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를 안다는 지기(知己)는 자신이 처한 목전 상황이나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 속에서의 나의 장단점과 역할 등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의미다. 결국 지피지기(知彼知己)라는 말은, 말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자각하는 시간을 맞는다는 의미의 진정성 있는 `현타'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현타'나 `현타온다'는 유행어가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은 일견하기에 바람직한 일로 보인다. 자신의 현실을 자각하는 시간을 맞는 것은 더욱더 올바르고 성공적이며 행복한 삶으로 나갈 수 있는 불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앵무새처럼 남의 말이나 흉내 내면서 웃고 즐기는 것이라면 지양돼야 한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깊이깊이 성찰하고 진지하게 자각한 뒤, 온몸과 온 마음으로 `현타온다'는 한 마디를 외치면서 `현타온다'고 외치는 그 순간과 그 자체까지도 온전히 알아차리고 자각하는 실존적인 삶을 영위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세상, 그런 멋진 세상을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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