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재 예방은 안전수칙 준수가 필수
대형화재 예방은 안전수칙 준수가 필수
  • 장거래 충북도소방본부장
  • 승인 2021.06.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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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장거래 충북도소방본부장
장거래 충북도소방본부장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지난해 `소방의 날'기념식에 소설가 김훈이 바친 헌정문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경 경기도 이천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한 명의 소방관이 가족과 동료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2019년 9월에도 경기 안성 물류창고에서 화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 또 다른 한 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해마다 많은 이들이 물류센터 화재로 숨지거나 다치는 악몽이 되풀이되고 있다. 2008년 1월 이천 냉동 물류창고 화재로 40명, 지난해 4월 이천 물류창고 신축공사 화재로 인해 38명이 숨졌다. 소방청 국가화재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창고시설 화재는 7227건, 인명피해는 258명 (사망 55명, 부상 203명)에 달한다.

충북에도 894개의 창고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361건의 화재가 발생해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따른 재산피해는 135억9200만원에 이른다. 이러한 유사사고를 방지하고 예방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도 소방본부에서는 지난 22일부터 도내 물류창고 시설에 대하여 소방특별조사 등 소방안전 컨설팅을 추진 중에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면서 물류창고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중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큰 연면적 1만㎡ 이상 물류창고 19개소에 대한 화재안전점검을 실시해 소방시설 전원 차단·방치, 비상구 폐쇄 여부, 무허가 위험물 사용·저장·취급 여부, 전기·가스·시설물 안전관리 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소방기관의 점검에 앞서 현장의 안전수칙 준수가 더 중요하다. 물류센터는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층고가 높고 확산되기 쉬운 탁 트인 구조인데다 내부에 쌓인 비닐ㆍ상자 등 가연성 소재가 가득 쌓여 있어 화재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번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빨리 번지는 특성이 있다.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화세가 최성기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화재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시설 유지관리 및 사전 안전점검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장 근로자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용접·용단 작업은 주변에 인화성 물질이 존재하지 않아도 고온의 불꽃, 불티의 비산이나 열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성이 크기에 비산방지포를 설치하고 작업장 주변에 소화기ㆍ소화전 등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며 화재감시자를 지정ㆍ배치해야 한다.

관리자는 정기적인 안전교육과 소방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안전수칙 준수 여부 감독 등 현장을 더욱 폭넓고 꼼꼼하게 살펴야 하며, 소방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유지·보수 등 투자를 통해 안전 신뢰도를 향상시켜야 한다.

가연성 물질이 많은 물류창고의 특성상 전기 부문의 점검 역시 강화해야 한다. 화재 사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고가 전기 화재이기 때문에 평소 건물 내부에 설치된 전기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화재예방 안전수칙 준수는 지속적으로 홍보ㆍ계도를 통하여 사업주 및 관계자 등 인지하고 있지만, 시간과의 싸움인 사업장의 특성으로 일일이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을 불필요한 절차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대형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반복되는 물류창고 대형화재. 이제는 우리 소방관도,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도 화재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없어져야겠다.

모두가 자율적으로 안전을 점검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안전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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