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찌를 아시나요?
버찌를 아시나요?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1.06.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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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혹시 버찌를 아시나요?

우리 오래전 옛날 입안이 까맣게 변하도록 먹고 또 먹었던 자연 간식~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얼마나 귀한 먹거리였는데 요즘은 버찌가 뭔지 그게 벚나무에 달리는 열매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나무의 사명이 있다면 벚나무의 사명이 잠깐 피었다가 지는 꽃에 있는 건지 아님 그 열매인 버찌에 있는건지. 오래전엔 벚나무의 열매를 사람들이 기대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벚나무는 꽃나무로 인식되어 만개한 예쁜 꽃을 기대하는 꽃나무로 변해 버렸습니다.

꽃이 피는 3~4월에는 그렇게 열광하다가 정작 열매 맺는 5~6월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 땅바닥에 까맣게 떨어져 버리는 버찌가 치우기 힘든 애물단지로 변해 버린 게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성도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그마한 열매보다는 화려하게 보여 지는 꽃에 기대를 모두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기행사나 예배나 보여 지는 모든 것들은 화려하게 꽃을 피우지만 실제로 신앙생활을 통해 맺게 되는 삶의 열매에는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게 지금의 우리 교회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성령을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성령은 물질 만능주의에 약육강식 그리고 죄와 불의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우리를 감동케 하시며 위로하시고 열매 맺게 해주시는 우리 속에서 영원히 거하시는 하나님의 영입니다. 이 땅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품고 열매 맺으며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작은 열매를 맺는 삶보다는 화려하고 예쁜 꽃으로 인기 있고 높임 받는 교회의 삶에 대한 동경을 더 가져서 교회는 더 커지고 수가 많아지며 화려해졌지만 정말 필요한 열매들은 점점 더 없어지거나 불필요한 애물단지처럼 전락한 건 아닌지 마음이 아픕니다.

점점 나아진 형편 덕에 버찌가 추억의 먹거리로 전락하고 화려한 벚꽃만을 찾는 사람들처럼 교회의 아름다운 버찌인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열매보다는 크고 화려한 교회당을 찾는 우리에게 코로나는 눈물로 회개하고 돌아서야 하는 하나님의 징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그럼에도 건강한 교회들을 통해 아름다운 신앙의 열매들을 맺고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는 희망이 있습니다. 화려한 꽃 때문에 진짜 중요한 열매를 잊어버린 벚나무처럼 우리 교회가 진짜 삶의 열매 맺는 삶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세상과 타협하고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화려한 교회의 벚꽃을 뒤로하고 작지만 가장 필요한 교회의 버찌인 성령의 열매를 맺고 사는 그러한 교회와 성도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하고 축복합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 5: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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