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성장과 소비유출
충북경제성장과 소비유출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6.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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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충북경제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2017년 실질경제성장률 전국 2위, 연평균 명목성장률 7.0% 등의 경제지표가 충북경제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의하면 2010~2019년 충북의 연평균 명목성장률은 7.0%였다. 이 기간 중 충북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1.2%였다. 투자 역시 7.1%의 증가율을 보였다.

타 지자체가 부러워할 만한 충북경제 성적표는 투자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한 덕분이다.

그동안 충북은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면서 지역경제 규모를 키웠다. IT, 바이오 등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들이 충북 곳곳에서 가동되고 있다.

지역기업들의 성장은 일자리 창출, 지자체 세수증대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지자체들의 미래지향적인 기업 유치 효과는 그대로 지역경제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성장 속에는 청주 등 일부 지역에 기업들이 집중되면서 지역경제발전 불균형 해소과제도 남겼다.

특히 소비유출이라는 문제가 있다. 소비유출문제는 지역경제 성장기여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충북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역외소비액은 2018년 9.9%, 2019년 9.1%, 2020년 5.5% 증가했다. 반면 역내소비액은 2018년 +5.3%, 2019년 +1.9%, 2020년 ?4.3%였다. 코로나19가 확산일로에 있던 지난해에는 지역소비규모가 크게 감소할 정도로 부진했다.

충북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전체 소비에서 역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역외소비율은 2017년 51.6%, 2018년 52.7%, 2019년 54.4%, 2020년 56.8%로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다. 소비유출이 개선되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유출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던 지역경제 활성화 현안 중 하나였다.

충북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던 1980년대 이후 소비유출문제는 지역에서 번 돈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된다는 점에서 성장기여도 하락을 초래했다.

지역민들은 오래전부터 수도권과 대전, 천안 등으로 원정쇼핑을 다녔다. 2000년 이후 대형유통시설이 들어서 어느 정도 지역소비자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지만 여전히 지역소비자들은 수도권 등으로 향하고 있다. 지역경제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에 지역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IT 발달로 인한 온라인의 생활화는 소비유출 증가를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온택트와 온라인의 확대로 소비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이 생활화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직구매도 이젠 자연스런 일상이 됐다. 지역소비만 강조할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갈수록 증가하는 소비유출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심화되는 소비유출 과제 해결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다. 소비유출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지역 내 소비와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충북경제성장은 머지않은 시점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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