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장미의 아름다움에 취한 괴테와 슈베르트
들장미의 아름다움에 취한 괴테와 슈베르트
  • 이현호 청주 대성초교장
  • 승인 2021.06.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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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 대성초교장
이현호 청주 대성초교장

 

한 소년이 보았네. 들에 핀 장미, 싱싱하고 아침같이 예쁜 장미.

소년은 가까이 보러 달려가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았네.

장미, 장미, 빨간 장미, 들에 핀 장미.



오월이 지나가고 유월이 시작되는 길목에는 빨간 장미가 담과 담 사이로 아름다움을 뽐내려고 서로 예쁜 얼굴을 내미는 것 같다. 꽃의 여왕인 장미가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시기가 되면 산과 들이 더욱 푸르러 지며 학교의 작은 동산이나 마을의 공원에도 빨강, 노랑, 보라색의 예쁜 꽃들이 서로의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한다.

화창한 오월 마지막 휴일에 무작정 밖으로 나가니 야트막한 산과 들에도 이름 모를 들꽃들이 소담스럽게도 피어 있었다. 상큼한 바람내음을 맡으며 빨간 장미가 한가득한 어느 마을을 지나자니 중학교 때 배웠던 `들장미'란 노래가 문득 생각나 흥얼거려 본다.

`들장미'란 노래는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독일의 작곡가 슈베르트가 괴테의 이야기가 있는 시(담시)에 예쁜 멜로디를 넣어 만든 노래이다. 슈베르트는 오스트리아 빈의 교외에 있는 리히텐탈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목소리가 고와 교회 합창단의 보이 소프라노로 들어갔고, 이때부터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 하며, 살리에리로부터는 화성학을 지도받기도 하였다. 합창단을 나온 후에는 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음악을 가르치는 한편, 작곡에도 열중하였다.

1815년에 `들장미', `마왕' 등을 완성함으로써 가곡 작곡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대부분이 만들어졌던 18세기 후반, `자연스러움'과 `단순함'은 모든 노래가 표상해야 할 이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슈베르트는 일찍이 문학에 심취했다. 10대 후반의 젊은 슈베르트는 괴테에 완전히 몰두해 있었고, 괴테의 젊은 열정에 동화되었다. 담시(서로 대화하듯이 이야기가 있는 시)가 괴테 문학 창작의 원천이었듯이, 가곡은 슈베르트 음악 창작의 원천이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있는 멋진 시에 아름다운 음악을 입히니`들장미' 같은 예술가곡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괴테의 시 `들장미'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2절과 3절의 내용에서 이야기되는 소년과 장미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빨갛고 예쁜 장미가 가시를 방패 삼아 제발 꺾지 말라는 부탁에도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면서도 장미를 무참히 꺾은 소년의 이야기는,`들장미' 노래를 단순히 아름다운 멜로디를 사랑하고 장미의 향기와 황홀한 자태를 사랑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별로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건 `들장미, 노래는 사춘기 청소년 시절 모두가 좋아하던 애창곡이기는 하다.

오월은 형형 각색의 꽃들이 향 내음과 함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의 계절이다. 많은 꽃이 있지만 화려하고 아름답기로 치면 역시 장미만 한 꽃이 없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색에 소담스럽고 화려한 모양의 장미가 그 중 가장 아름답다. 소박한 꽃들도 좋지만 화사하고 능동적인 계절엔 역시 꽃의 여왕인 장미가 역시 봄을 대표하는 찐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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