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성의 무지개
이상성의 무지개
  • 정인영 사진가
  • 승인 2021.05.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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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인영 사진가
정인영 사진가

 

`방울방울 물방울/ 고운 무지개 빚어놓고 / 방울방울 땀방울/ 성공 탑을 높여주고 / 방울방울 솔방울/ 알찬 솔 씨 날린다.'



40여년 교직생활을 한 동시작가 이상성의 시다. 1936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난 이상성은 옥천에서 청산초등학교와 청산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사범학교에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면서 함께 살아갈 포부에 젖어 있었다. 그는 교사초임시절 새로운 미래세대를 위해 온몸 바쳐 일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교육에 정성을 쏟았다.

그 하나가 동시였다. 동시는 어린이를 위한 시이면서 어른을 위한 시다. 그는 어린이의 마음을 바탕으로 쓴 시에 아이의 감정과 생명이 스며들어 있어 쉽게 읽고 감상하기 좋은 글이기에 이보다 더 알맞은 것이 없다고 보았다. 티없이 맑은 동심에 바른 마음, 고운 꿈을 가꾸기 위한 방법으로 글짓기공부를 가르쳤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경험에서 얻은 내용을 시적으로 풀어내자고 했다. 학교에서 가까운 냇가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즐기는 가운데 체험한 모티브를 찾아내 창작해내도록 안내했다.

또 글 쓰는 재주를 늘려주기 위해 제자들에게 매일 일기를 쓰게 하고, 같은 학교는 물론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기를 장려했다. 그래서 일기를 열심히 쓰는 학생들, 편지교환하는 학생들이 참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가르치고 키워낸 제자가 무려 1천5백여명이 넘는다. 선생으로서의 특이한 열정에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는 교사이면서 노래작사에도 일가견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급반을 위한 `우리반 노래'의 가사를 짓고 곡을 부쳐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면서 다같이 부르게 하기도 했다.

진솔하고 소박한 마음씨의 소유자인 그는 늘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름다움이라고 말한다. 그것을 그리면 곧 문학이 되고, 그 글을 문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시가 있고, 아이들의 순수성에 은유함이 곁들여진 동시, 동시조에서 보다 행복된 삶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아름다움을 그리는 문학에서 어떤 예술의 흐름이나 글의 흐름을 말하기 이전에 자연과 인간사회의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나타내고자 함에서 고단한 세상살이에 휘둘리지 않는 참다운 삶을 발견해내지 않을까 한다.

그의 이번 동시조집 `무지개'는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움으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티없이 맑은 색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해주는 글들이 담겨 있다. 이 동시조 모두가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그 무엇에 비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이야기한다.

요즘 하루 1만보에서 1만5000보 이상 걷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그는 이 세상 다하는 그날까지 우리의 멋 동시조를 열심히 쓸 것이라고 말한다. “해님이 놓아주신 하늘나라 구름다리 뛰어서 걸어볼까 날아서 달려볼까” 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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