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바랜 책 속 메모 … 진한 교감
색바랜 책 속 메모 … 진한 교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5.27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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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청주 중앙동 헌책방
향수·추억 고스란히 간직
한때 즐비 … 지금은 2곳뿐

 

케케하고 묵은 책 냄새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현대식으로 정리된 중고서점과는 다른 맛을 내는

헌 책방에 대한 향수라고나 할까요.

청주 중앙동에는 헌 책방 거리가 있습니다.

즐비했던 헌 책방들이 모두 사라져 이젠 거리라고

부르기도 어색하지만, 남아 있는 두 곳만으로도

옛 기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합니다.

입구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하게 채워진 책들은

그야말로 책으로 쌓은 글자 탑입니다.

두께가 달라 삐뚤삐뚤하지만, 책과 함께 한 쥔장의

50년 삶이 차곡차곡 쟁여져 있습니다.

낡은 시집 한 권을 집어들어 펼치니 표지 안쪽에

1993년 친구생일을 축하하는 글귀와 누런 은행잎이

책갈피에 꽂혀 낯선 손길을 먼저 맞아줍니다.

새 책을 팔아 용돈을 충당했던 그 철없던 시절도

다섯 평 남짓의 공간에 고스란히 박혀있습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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