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잘 모르는 온도 이야기(2)
의외로 잘 모르는 온도 이야기(2)
  • 우래제 전 중등교사
  • 승인 2021.05.2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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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중등교사
우래제 전 중등교사

 

지난 이야기에서는 온도에 대한 과학사적 이야기와 섭씨온도, 화씨 온도에 대하여 다루었다. 이번에는 온도에 대한 현대적인 정의, 그리고 절대온도에 대하여 다뤄본다.



# 물이 얼었는데 동시에 끓는다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가능한 일이다. 물의 끓는점과 어는점으로 알려진 100℃와 0℃는 1기압에서 정해진 값이다. 기압이 달라지면 끓는점과 어는점도 달라진다. 특히 주변의 기압이 낮아질수록 끓는점과 어는점의 차이가 점점 좁혀진다. 그리고 약 0.006기압까지 떨어지면 두 값이 0.01℃에서 일치하게 된다.

이 조건에서는 얼음이 얼었지만 내부에서는 물이 끓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관찰된다. 고체와 액체, 기체가 공존하므로 이를 삼중점이라고 부른다. 온라인에서 검색하면 물이나 이산화탄소의 삼중점 상태를 영상으로도 관찰할 수 있다.



# 절대온도와 섭씨온도

섭씨온도는 물의 상태를 기준으로 정한 상대적인 온도이다. 반면에 절대온도는 물질의 종류나 상태와 관계없이 정해졌다. 영국의 과학자 켈빈은 이상적인 기체는 섭씨 약 -273일 때 모든 움직임이 정지하여 기체의 부피가 0이 되므로, 이때의 온도를 절대적 기준값인 0K(켈빈)으로 정하자고 제안하였다.

절대 온도의 간격은 섭씨온도와 같은 간격을 사용한다. 다만 끓는점과 어는점 대신 물의 삼중점을 기준으로 온도 간격을 표기해 왔다. 끓는점과 어는점은 기압에 따라 변화하지만, 삼중점은 기압과 온도가 모두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2019년도부터는 기체의 온도와 운동 에너지 사이의 비례 상수인 볼츠만 상수를 일정한 값으로 결정하기 위한 온도의 값을 절대온도로 약속하는 다소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 절대온도가 왜 필요할까?

온도가 높을수록 기체의 평균 운동 에너지가 높다.(즉,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섭씨온도는 이 관계를 잘 드러내지 못한다.

예를 들어, 20℃인 기체는 10℃인 기체보다 온도는 2배이지만 운동에너지는 1.03배에 불과하다. 반면에 20K인 기체는 10K인 기체보다 온도와 운동에너지 모두 2배 더 많다. 과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절대온도가 온도와 에너지의 관계를 표현하기에 더 편리한 것이다.

물론, “오늘의 기온은 291K입니다”와 같이 복잡한 일기예보를 듣고 싶지 않은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섭씨온도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 온도가 높은 것과 뜨거운 것은 다른 문제이다.

온도는 기체 입자 하나의 운동 에너지를 표현한다. 기체 집단이 가지고 있는 총 에너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온도라도 내 몸에 부딪히는 입자의 개수가 적다면 뜨겁다고 느끼지 않는다.

물은 40℃ 정도만 돼도 뜨거워서 손을 담그기 힘들다. 반면에 사우나는 40℃라면 비교적 미지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기체인 수증기는 액체인 물보다 몸에 부딪히는 입자의 개수가 더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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