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경력 161년 4인방의 군자삼락 인생
교육경력 161년 4인방의 군자삼락 인생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5.13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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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기획
정정우·남순화·김낙중·조동섭씨 퇴직 후 인생 2막
다문화학생 대상 교육봉사 “가르칠 수 있는 삶 행복”
다문화 학생들이 만줄어준 카네이션을 달고 있는 삼락회 4인방(왼쪽부터) 정정우 전 옥천교육장, 남순화 전 원봉초교장, 김낙중 전 석성초교장, 조동섭 전 영동교육장. /김금란기자
다문화 학생들이 만줄어준 카네이션을 달고 있는 삼락회 4인방(왼쪽부터) 정정우 전 옥천교육장, 남순화 전 원봉초교장, 김낙중 전 석성초교장, 조동섭 전 영동교육장. /김금란기자

 

공자가 말하길 군자삼락(君子三) 중 하나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가르치는 즐거움(교육)이라 했다.

한평생 천직인 교단을 지켰던 퇴직 교원 4명이 인생 2막도 교육 봉사자로 활동하며 군자삼락의 교육을 펼치고 있어 스승의 날을 더 빛나게 하고 있다.

충북 교원 단체모임인 삼락회 회원, 정정우 전 옥천교육장(72)을 비롯해 남순화 전 원봉초교장(65), 김낙중 전 석성초교장(67), 조동섭 전 영동교육장(64)이 그 주인공.

교육 경력을 합쳐 무려 161년이나 되는 이들은 정년 퇴직 후 청주 봉명초에서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봉명초는 전교생 464명 가운데 35%인 162명이 다문화 학생이다. 충북 도내에서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다.

삼락회 회원 4인방은 기초 기본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봉사자로 참여해 각각 학생 2~3명을 맡아 국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 경력 41년의 정정우 전 옥천교육장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3학년 티무르와 러시아 출신 니키타를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년이 지난 셈이다.

정 전 교육장은 부모 따라 낯선 땅에 정착한 다문화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지난 교단생활의 아쉬움을 되짚어보게 된다고 말한다.

“현직에 있을 때는 아이들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너무 크게 봤고 결국 욕심이 앞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가르치는 제자들은 손자처럼 귀엽게 느껴지다 보니 욕심은 내려놓고 마음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만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며 배우게 된다는 얘기였다.

남순화 전 교장 역시 교육경력이 41년이다. 남 교장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3학년 비탈리와 다니일을 가르친다. 현직에 있을 때는 책임과 의무감만 앞세운 엄한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 부드러운 선생님으로 불린다며 웃음을 짓는다.

남 전 교장은 “퇴직 후 가르친 다문화 아이들이 사탕 하나 주고 가고, 초상화를 그려 보여주는 작은 행동에도 감동한다”며 “가르치는 것을 현직에서는 책임과 의무로 했다면 지금은 나도 즐겁고, 학생도 배워서 즐거운 교육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9년 교육경력의 김낙중 전 교장은 지난해 첫 만남때 자신의 손을 뿌리쳤던 고려인 4세 강다니엘을 잊지 못한다. 김 교장의 노력 끝에 다니엘은 마음의 빗장을 6개월 만에 열었다. 수많은 제자를 키워냈지만 이들도 스승의 날이면 잊을 수 없는 선생님이 떠 오른다.

40년 경력의 조동섭 전 교육장은 제자들의 중학교 입시에 헌신해 주셨던 6학년 담임 정광훈 선생님을, 김낙중 전 교장 역시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인 이종관 선생님을 떠올렸다. 남순화 전 교장은 만년필로 제자들의 이름을 적어주신 1학년 담임인 김명숙 선생님을, 정정우 전 교육장은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제자에게 키우던 닭을 팔아 입학금을 마련해준 초등학교때 이범순 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아이들 품 속에서 군자삼락의 인생 2막의 삶을 살고 있는 삼락회 4인방의 모습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훈훈하기만 하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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