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 청주를 꿈꾸며
국제도시 청주를 꿈꾸며
  • 권보람 청주시 강서2동 행복센터 주무관
  • 승인 2021.05.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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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권보람 청주시 강서2동 행복센터 주무관
권보람 청주시 강서2동 행복센터 주무관

 

잔잔하게 흐르는 무심천을 따라 걸으며 내가 사랑하는 도시, 청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초등학생 때 나의 꿈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인 청주시의 공무원이 돼 청주시가 국제도시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하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 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고향 청주는 따듯하고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는 아직 덜 알려진 것 같다.

배낭 하나를 메고 떠난 유럽 여행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작은 책갈피들을 세계 각국에서 여행 온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내 고향 청주를 소개했었다. 봄이 오면 아름다운 벚꽃이 흩날리는 무심천을 따라 걷고 고요한 풍경을 바라보며 작은 벤치에 앉아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소박한 행복이 있는 도시라고 소개했는데 유독 프랑스 친구들이 관심을 보였었다.

청주의 보물, 직지심체요절이 보관돼 있는 곳이 프랑스이기에 프랑스인 친구들에게 더욱 청주에 대해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만 대강 알 뿐 직지심체요절에 대해서도, 직지심체요절의 숭고한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그것의 뿌리, 청주에 대해서도 무지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청주는 직지심체요절의 고향이며 직지심체요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이라는 것만 배웠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한국도 세계 속의 한국이 돼 케이팝이 사랑받고 한국 문화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듯이 청주도 그 날개를 펼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청주는 직지가 가진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힘과 무심천의 차분한 평화의 힘을 동시에 가졌기에 국제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직지는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빛날 수 있는 곳은 직지의 뜨거운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이곳, 청주임을 세계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청주와 직지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자석의 양극과도 같다. 청주시민으로서, 이제는 청주시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으로서 직지심체요절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 청주는 직지를 품을 만큼 가치 있고 아름다운 곳임을 알리고 싶다.

청주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외국인 친구들이 나의 작은 노력으로 직지에 대해 검색해보고 그것이 낯선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갇히기 된 이유를 알고 함께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을 때 나는 새로운 희망을 봤다. 직지가 그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작은 믿음과 청주가 직지를 다시 품고 세계 속의 문화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세계 속의 청주를 만들고 싶다는 나의 어린 시절 꿈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언젠가는 청주시가 직지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청주를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작지만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 같은 도시가 되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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