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들은 용변을 어떻게 처리하지?
우주인들은 용변을 어떻게 처리하지?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
  • 승인 2021.05.05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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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에서는 아르테미스 계획(2024년 우주인을 달에 보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계획에 의하면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우주인이 달 표면을 밟게 될 예정이다. 그에 따라 남성 위주로 제작되었던 우주복, 변기 등이 변화를 겪고 있다.

작년 6월, 나사는 독특한 공모전을 발표하였는데 이름하여 `도전! 달 화장실 만들기(Lunar Loo Challenge)'이다. 총 4천만 원 정도의 상금이 걸린 이 아이디어 공모전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웃긴다. 나사에서 할 일이 없나? 화장실 공모전을?”

이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실 그동안 우주인들의 배변 처리는 큰 골칫거리였다. 우주에서는 물도, 중력도 거의 없으니 지구에서 사용하는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할 수가 없다. 우주선의 역사를 살펴보면, 1969년 아폴로 10호가 발사되었던 당시에는 화장실이 따로 있지를 않아서 우주선 탑승자들은 기저귀를 차고 볼일을 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아폴로 10호 탑승자들의 음성 녹취록에 따르면, 기저귀에 싼 똥이 비어져나와서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고 서로 자기가 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온다.

“난 아니야. 저거는 내 것이 아니라고”

“내 것도 아닌데?”

“내 건 더 끈적끈적해. 저거 그냥 버려 얼른”

“오 맙소사”

사실 우주선에서의 배변 처리는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면 각종 기기에 끼어들어 우주선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73년 이후로는 진공청소기의 원리를 이용하여 우주선용 화장실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함을 갖고 있어, 2024년 진행될 계획에서는 우주 공간에서뿐만 아니라 달(지구 중력의 1/6 정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필요해졌다. 이것이 나사의 `도전! 달 화장실 만들기' 공모전이 탄생한 배경이다.

이 공모전의 필수 조건은 1) 남성과 여성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구조이어야하고, 2) 무게는 약15kg 이내여야 하며 등등 제한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미세중력이 작용하는 우주와 지구 중력의 1/6이 작용하는 달에서 모두 작동가능한 변기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렇게 탄생한 공모전은 작년 10월 약 900개 이상의 제출작 중에서 각 연령대별 1위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모아 토론을 진행하기도 하였다.(https://www.youtube.com, Crowdsourcing Example)

또 다른 프로젝트 중 하나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약 400km 지구 위 상공에 있는데, 이곳에서 사용하고자 작년에 쏘아 올린 변기는 약 269억짜리로 티타늄으로 만든 원형 통에 깔때기가 붙어있다. 크기는 65% 작고, 무게는 45% 작은 이 변기는 남녀 모두 사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여기에서 궁금해지는 점 한가지, 1969년 아폴로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은 그럼 어떻게... 닐 암스트롱은 우주복 안에 특수 기저귀를 착용하고 달에 착륙하였다. 왜냐고? 우주선용 변기는 1973년에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과학사의 뒷면을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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