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객실의 술상
모텔 객실의 술상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5.03 2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 증가세가 한 풀 꺽인 모습이다. 정부 방역당국은 지난 한 주간(4월25일~월1일) 평균 597.1명으로 이전 주(4월17일~4월24일) 평균 659.1명에 비해 9.4%(62명)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국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지난 한 주간 0.99로 나타나 이전 주인 1.02에 비해 0.03포인트가 줄었다.

특히 감염재생산지수가 1 미만으로 나타난 점을 방역 당국은 의미있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다른 몇명에게 병을 전파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되는 것을 의미하며 1 미만을 유지할 경우 유행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감염재생산지수가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3월 넷째주(3월21일~27일) 이후 5주만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월 넷째주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때부터 감염재생산지수가 1미만에서 1 이상으로 가파르게 올라갔다. 하루 확진자 수가 700~800명 대를 유지했던 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 진 이유로 당국은 환기가 용이한 계절적 효과에다 방역 수칙 준수, 음식점 등의 방역 동참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가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사람간 이동과 만남이 잦을 수 밖에 없는 행사들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년전인 지난해 5월에도 어린이날 등 굵직한 행사들이 있는 시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전월 대비 2배 정도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주변 사람들을 눈살찌푸리게하는 이들이 있다. 온국민이 일상의 회복을 위해 자신과 가정을 희생하면서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유흥업소들의 변태 영업 행위가 적발됐다.

이들은 수도권에서 업소내에서의 영업이 제재를 받자 모텔 객실에다 술상을 차리고 영업을 하다가 경찰과 지자체 단속반원들에게 들통이 났다. 업소들 마다 모텔의 방들을 미리 예약해 손님들을 정해진 호실로 보내고 여성종업원을 보내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합동 단속에서 수원, 안산 등 경기 남부 지역에서 28개 업소, 210명이 무더기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적발됐다. 노래연습장와 유흥업소가 각각 14, 11곳으로 가장 많았고 무허가로 유흥업소를 운영한 3곳도 처벌을 받게 됐다.

심각한 것은 이같은 변태 영업 행위가 전국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의 비대면 성매매 실태가 최근 한 언론의 추적 보도로 알려졌으며 도시 지역 오피스텔이나 모텔에서의 불법 영업 행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 지난달 5일부터 25일까지 20일간 경찰청의 집중 단속에서 무려 513건, 2785명이 불법 영업 및 집합금지 위반 등 혐의로 적발됐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경찰이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국익에 위반하는 중대한 `범죄'로 인식해 강력한 단속과 함께 처벌이 내려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철저한 방역 수칙의 준수, 그리고 남을 위한 배려만이 나와 내 가정을 지키는 첩경임을 모르는 일부 유흥업소들의 일탈. 이런 지경이라면 코로나19의 종식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