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덕분에 얻은 값진 선물
건망증 덕분에 얻은 값진 선물
  • 정회복 충북도 반도체산업팀장
  • 승인 2021.05.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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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정회복 충북도 반도체산업팀장
정회복 충북도 반도체산업팀장

 

지난해 여름 어느 날 내 삶의 터전인 직장에서 일과를 모두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 현관문 앞에 도착했는데 당황스럽게도 비밀번호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늘 현관문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오늘따라 왜 이러지! 그렇다고 아내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기는 창피하고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핸드폰에 기록해 놓은 비밀번호를 찾아서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에 겪은 일에 대해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복잡한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로는 기억이 안 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 순간 뇌리를 스치며…. 누가 위기를 기회라고 말했던가? 독일 사람인 조슈아 J. 마린의 명언이 문득 생각났다.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 있게 한다.”아하! 바로 이거구나! 이번을 계기로 내 삶의 변화를 위해 시 낭송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시를 이해하고 암기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건망증 예방과 시 낭송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즉시 컴퓨터를 켜고 좋은 시를 검색해 보았다. 그 결과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김재진 시인의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중에서`토닥토닥'과`국화 앞에서'가 내 마음속 깊이 잠재해 있는 감성을 자극해서 이 두 편의 시를 정했다.

먼저, 선정한 시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나 자신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시 낭송을 통해 청취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이 두 편의 시가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토닥토닥'은 힘들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사랑과 격려, 위로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마치 조용한 산에 울리는 은은한 풍경소리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국화 앞에서'는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지친 삶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삶의 위로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시를 주말에 시간이 나면 따뜻한 커피 한잔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낭송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이제는 원문을 보지 않고도 시 낭송을 할 수 있게 돼서 나름대로 뿌듯하고 나 자신의 큰 변화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러한 깊은 감동과 희망을 주는 좋은 시 낭송을 통해 여러 사람과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뜻깊은 자리도 때로는 필요하다고 느꼈다. 앞으로 각종 소모임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 낭송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해 늦은 가을엔 장인어른의 팔순을 맞이하여 평생을 오직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신 아버님께 조금이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김재진 시인의 `토닥토닥'이라는 시를 직접 낭송했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내 삶의 위로가 되는 좋은 시를 낭송해보면 마음에 평온을 가져옵니다. 복잡한 세상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위해 여러분들도 한 번쯤 도전해보면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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