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들
  • 김미수 청주시립도서관 관장
  • 승인 2021.04.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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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미수 청주시립도서관 관장
김미수 청주시립도서관 관장

 

건축물은 단순하게 인간이 자고, 먹고, 쉬는 공간임을 넘어서 건축물을 짓는 인간의 철학과 정신이 담겨진 그 시대의 문화적, 사회적 요소가 깃든 매우 흥미로운 결과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넘어 또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할 때 그 도시의 건축물을 살펴본다. 그만큼 건축물은 시대마다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건축물은 사람들의 기존 상식을 파괴하고, 기능이나 외관 면에서도 모두 재밌다.

건축물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나름대로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 차별성은 남다른 것 같다. 유명한 건축가들이 추천하는 우리가 살면서 꼭 봐야 할 건축물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필자가 개인적으로 죽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은 건축물을 꼽아보면, 먼저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우리에겐 명품 패션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루이비통에서 파리 불로뉴(Boulogne) 숲 안에 조성한 미술관으로 고난도 건축술로 구현된 12개의 유리 돛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배경이 되는 숲이라는 자연의 변화를 시시각각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건축'이라는 통념을 뛰어넘는 걸작이자 독창적인 예술품이라는 극찬을 받는다.

다음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스페인의 선구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미완성 걸작품으로 오늘날 스페인을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이를 보기 위해서 매년 수백만 명이 바르셀로나를 찾게 하는 건축물이다.

이어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고층건물만 빼곡한 뉴욕 맨해튼 89번가에 큰 달팽이 형태의 나선형 외관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느껴지도록 설계된 건축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흐르는 듯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서, 낮은 구릉이 펼쳐지는 한국 산수의 풍광을 표현한 조선시대 작품 `강산무진도'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복합 문화 공간.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게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건축물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창조적 영감의 기반이 되어준다. 도서관계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도서관 하면 접근하기 힘든 언덕배기에 위치한 획일적이고 우중충한 회색빛 건물, 그리고 열람실 좌석수가 얼마나 많은지, 면학분위기가 좋은지로 도서관의 제 기능을 판가름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외관부터 그 도시에 맞게 정성껏 만들고 가꾼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기능도 공부방 기능이 주였던 것에서 탈피해 독서, 놀이, 체험, 예술, 볼거리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센터로 변화하고 있다.

다가오는 4월 29일이면 청주의 14번째 공공도서관인 가로수도서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기존 공공도서관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를 한 도서관이다.

이용목적에 따라 공간을 구획하고 나누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은 1층부터 4층까지 이용자의 동선에 따라서 자연스럽고 개방감 있게 통째로 오픈, 마치 책과 함께 가로수길을 산책하는듯한 컨셉으로 구현한 음악 특화도서관이다. 또한 층별로 독서와 놀이, 공연, 휴식, 소통, 힐링 등 다채로운 스토리가 입혀져 시민들의 감성과 지성을 채워줄 것이다. 또 다른 큰 특징으로는 모든 도서관 서비스가 1층 통합 안내데스크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이용자 동선을 최적화했다.

아름다운 건축물 하나가 주변 풍경을 바꾸는 것처럼 책만 읽는 공간에서 시간을 향유하는 공간으로 재해석된 도서관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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