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가방 속 쓰레기와 기후인지 교육
아이 가방 속 쓰레기와 기후인지 교육
  • 정란희 충북지속가능발전협 사무국장
  • 승인 2021.04.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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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란희 충북지속가능발전협 사무국장
정란희 충북지속가능발전협 사무국장

 

작은아이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아이 가방 속 이야기이다.

어느 날 아들의 가방 속을 보고 놀란 필자는 `아니 가방이 왜 이래? 무슨 쓰레기가 이리 많아?'하고 물으니 `엄마가 쓰레기는 다 가지고 오라 했잖아.'하며 돌아온 대답에 `으~~응? 잘했어.' 칭찬으로 마무리~

이즈음 아이와 가경천 주변을 가끔 산책하며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아이에게 쓰레기를 아무 곳에 버리지 말고 버릴 곳이 없으면 가지고 오라 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 이후 아이는 학교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모두 가방에 넣어 다녔던 것이다. 아뿔싸!! 쓰레기통이 있으면 버리면 될 것을…

돌아보니 쓰레기를 가방 속에 넣어 온다는 것은 아이 역시 아무 곳에나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생각을 나름 실천하며 지켰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필자가 하는 일이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지속가능발전, 녹색생활 실천 등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 내기 위해 사업을 하다 보니 생활 속에서 아이에게나 식구들에게 잔소리도 하고, 나름 실천해 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식구들의 변화를 조금씩 이끌어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은 유명인들이 학교폭력으로 언론과 SNS를 도배하고, 하던 일에서 하차하는 등 인성교육의 부재가 이런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인지 교육은 생명의 소중함과 환경의 소중함을 심어주는 중요한 교육이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어린 시기에 생명의 가치에 대한 인지 교육이 이뤄진다면 이 또한 인성교육의 기본이 될 것이다.

충북의 여러 환경 관련 기관·단체나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에서는 단체의 성격에 맞는 기후인지 교육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충청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는 미세먼지 대응센터와 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찾아가는 미세먼지 바로 알기 교육, 찾아가는 기후학교, 도청기후학교 등 교육을 진행하고 연초에 유치부부터 중·고등학교까지 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신청을 공모한다.

공모가 나간 후 아주 짧은 시간에 신청이 마감되는 상황을 보면 기후인지 교육에 대한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사람들의 기후에 대한 생각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사람들의 활동이 멈추며 일회용 사용량이 늘어나고, 코로나19의 원인 역시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인지되면서, 많은 이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곳곳에서 녹색생활 실천 활동에 동참하는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 사업으로 정량적으로 만족스러운 기대효과를 얻을 수는 없겠지만, 필자의 아이처럼 내가 만드는 쓰레기는 가지고 오는 그런 변화만 있어도 큰 성과라 생각한다.

이러한 기후인지 교육의 기회를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이나 기타 시·군 취약 지역 등 더 많은 곳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역시나 아이의 가방은 그리 깨끗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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