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회는 학교교육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축
학부모회는 학교교육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축
  •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
  • 승인 2021.04.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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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아 곳곳에서 학부모 총회 소식이 들린다. 학교마다 학부모회의 조직으로 분주하다.

일부 소규모 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교들이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유인물을 통하거나 줌(ZOOM)과 같은 원격시스템을 활용, 학부모회를 조직하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2020년 2월 29일 충남도의회가 `충남교육청 학교 학부모 설치ㆍ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ㆍ공포함에 따라 모든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학부모회의 설치ㆍ운영은 의무사항이 되었다.

이 조례는 `학부모회의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학부모들이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하여 학교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오성고등학교는 지난 3월 29일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신청을 받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가운데 대강당에서 대면으로 학부모 총회를 열고 새로운 임원진들을 구성했다. 학교급을 망라하여 학부모회는 학교교육발전에 적지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간혹 어떤 학교에서는 학부모회 임원을 서로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많다 보니 선거가 격렬해지고 그 결과에 잡음이 들리는가 하면, 운영중에도 잘잘못을 두고 시비가 이는 학교를 종종 본다.

물론 학교교육발전에 도움을 주자고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는 중에 발생하는 건설적인 갈등일 수도 있겠으나, 어느 경우에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학부모회를 해체한 사례도 보았다.

물론 오래전의 일이지만, 왜 이렇게 비교육적인 일들도 발생하는 것일까. 그 이유중 하나는 지나치게 큰 성과를 바라는 학교측이나 학부모회측의 욕심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 만약에 내부적으로 갈등이 생겼다면, 임원들 중 누군가가 `제 앞에 큰 감 놓는다'는 생각을 했었던 건 아닌지, 회원들의 말에 귀를 덜 기울인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학부모회의 임원은 내 자녀가 그 학교에 다니니까 궁극적으로 내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노골적으로 내 아이가 있는 학급이나 학년을 더 챙긴다든지 심지어 내 아이가 학교장 표창을 하나 더 받게 되길 기대한다면 그건 학부모회의 조직 취지에 맞지 않는 일이다.

필자가 만난 학부모회장은 “학부모들의 매일 쏟아지는 의견들 중에서 전달하기 곤란한 의견들은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버린다”며, “말씀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민원이 해결됐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부디 교육의 장인 학교를 둘러싸고 학교교육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의 조직인 만큼, 학부모회가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아름다운 봉사조직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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