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인력 인재
일손 인력 인재
  • 공진희 기자
  • 승인 2021.04.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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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공진희 부장(진천주재)
공진희 부장(진천주재)

 

엄마 품에 안긴 아기처럼 미호천에 안긴 마을풍경이 회룡포를 연상시킨다. 풍경속으로 들어섰다.

미호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자니 뚝방 밑 물가에 강태공들이 진을 치고 있다. 마을 안쪽에는 50대는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아스팔트 단장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

뚜벅이가 되어 마을을 둘러보는데 장독대 위에 일렬로 정렬한 항아리가 눈길을 끈다. 눈을 마주친 견공은 격하게 짖으며 반겨준다.

번듯한 정장차림의 나그네가 궁금한지 어르신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며 위아래를 훑어본다.

마을 언덕 꼭대기에 굴삭기가 보였다. 굴삭기를 찾아 언덕을 오르는데 어르신이 괭이를 손에 쥐고 고랑을 정리하고 있다. 괭이를 쥔 채 잠시 숨을 고르며 이방인을 바라보는 모습이 어딘지 힘에 부쳐 보인다. 언덕 꼭대기에 오르니 제법 규모가 큰 공장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언덕 너머의 길을 따라 내려가니 저수지 끝자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수지를 끼고 논이, 공장이 자리한 산비탈 아래에 밭이 자리 잡았다. 밭에서는 할머니가 나물을 캐서 바구니에 집어넣는다. 바구니 배가 제법 불룩하다.

그런데 논에 주인은 보이지 않고 저수지 끝자락에는 자동차 20여대가 주차되어 있다. 각자 챙겨온 좌대에 앉아 세월을 낚고 있다.

고령화·부녀화에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던 농촌이 코로나19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외식업 수요감소와 학교급식 중단으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외국인 입국이 지연되면서 일손부족문제까지 겹쳤다.

그러자 충북도는 지난 2월 충북지역대학교총장협의회, 농협 충북지역본부,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와 대학생 농촌인력지원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에 참여할 인원을 연중 모집하고 있다. 대학생 농촌인력지원은 무급봉사와 유급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무급봉사는 생산적 일손봉사와 연계해 4시간 이상 봉사활동 시 실비 2만원을 지급하고 상해보험에 가입된다.

대학교별 사회봉사과목 수강 시 봉사시간 학점인정 조건에 따라 최대 2학점까지 인정이 가능하다.

유급근로는 농가에서 인건비를 지급하고 농촌인력중개센터(충주, 제천, 옥천, 영동, 단양)를 통해 교통비, 숙박비, 상해보험 가입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시군(청주, 보은, 증평, 진천, 괴산, 음성)은 충북농협지역본부에서 상해보험 가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농가의 인력수급이 제때에 이뤄지도록 기존의 공공농업고용서비스(농산업인력중개센터, 농촌고용중개센터, 지자체별 고용중개센터)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농업부문의 일자리는 타 산업분야의 실업완충역할을 할 수 있어 농가(농업경영체 포함) 노동자의 실업예방 및 생계안정유지를 위한 지원금 지급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농촌은 군인을 포함한 공무원과 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에 의지해 인력난을 버텨 왔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수준이면 국내 노동자로 대체할 수도 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실습생으로 고용해 수준 높은 인력을 확보하고, 실습생에게는 교육과 함께 소득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만하다.

여기에 고무적인 소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익적 기능과 식량안보, 귀농귀촌 증가 등 농업·농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

함께 지혜를 모아 농업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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