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활동 중심수업
학생 활동 중심수업
  • 김진균 청주 봉명중 교장
  • 승인 2021.04.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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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 봉명중 교장
김진균 청주 봉명중 교장

 

요즈음은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 활동 중심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 활동 중심수업을 위한 방법으로는 토론 수업, 질문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이 있다. 이러한 수업 방법이 강조되는 이유는 학생 활동 중심수업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을 수행할 수 있고, 배움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과거의 교사 중심의 강의식, 주입식 수업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 활동 중심수업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어림잡아 6~7년 정도 된 것 같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도 된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많은 교사가 학생 활동 중심 관련 연수를 들었고, 교육청에서도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 방법으로 학생 활동 중심수업이 강의식 수업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측면에서 강조를 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직 학생 활동 중심수업이 정착이 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시스템 상의 문제일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 활동 중심수업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선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을 넘으면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아직 학급당 학생 수는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30명을 기준으로 편성이 되어있다. 30여 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학생 활동 중심수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팀별로 5~6명씩 조를 편성하여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교사 한 명이 30여 명의 학생을 관찰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학생 활동 중심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무늬만 학생 활동 중심수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입시에 대한 부담이다. 교사와 학생들은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 진도를 나가야 한다. 학생 활동 중심수업은 한 시간에 많은 양의 교과 내용을 가르칠 수 없다. 만약 어떤 교사가 지속적으로 학생 활동 중심수업을 한다면 그는 진도를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이는 교사나 학생들에게 교과 내용을 다 배우지 않고 수능을 봐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입시를 치루어야 하는 학생이나 교사에게 학생 활동 중심수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는 학생 활동 중심수업에 대한 훈련 부족이다. 학생 활동 중심수업은 학생들이 활동을 주도해야 하는 만큼 학생 활동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토론 수업을 하려면 토론하는 방법에 대한 훈련이 선행되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토론을 이끌어 갈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방법에 대한 훈련도 없이 그냥 어떤 주제를 주고 토론만 하라고 하면 학생들은 토론을 할 수 없어 시간만 보낼 수밖에 없다. 이는 학생들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물에 들어가서 고기를 잡아보라고만 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고기 잡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와 훈련 없이 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아보라고 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고기 잡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 같이 물에 들어가 고기 잡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함께 시범을 보여주고, 잘하고 있는지 관찰하면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쳐주는 행위를 반복해야만 고기 잡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교육 환경에서 볼 때 학생 활동 중심수업은 쉽게 정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교육은 그것이 무엇이든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학생 활동 중심수업은 분명 학생들 스스로 배움을 이루어나간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을 지닌 수업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방법도 현실에 맞지 않는다면 그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학생 활동 중심수업이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 환경에 대한 개선과 함께 활동 방법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안내와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수업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는 전문가인 교사에게 맡겨두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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