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1.04.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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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얼마 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꿈을 꾸었다. 평소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코로나로 인하여 여행을 가지 못하기에 떠나고 싶은 나의 바람이 내 꿈속에 나타난 것 같다. 깨고 나서도 여행하는 설렘의 여운이 남아 한동안 멍하게 있었던 기억이 있다.

도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저)은 다양한 꿈을 판매하는 달러구트 백화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지몽, 태몽, 악몽, 희망의 꿈, 낮잠용 꿈 등 다양한 꿈이 판매된다. 판매 후 꿈에 대한 지불은 설렘, 아쉬움, 호기심, 분노 등의 꿈을 꾸고 느낀 감정으로 지불된다. 감정으로 지불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만약 나처럼 여행가는 꿈을 꿨다면 설렘으로 꿈 값을 지불했을 것이다.

판매하는 대부분의 꿈이 희망과 격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흔히 악몽이라 불리는 꿈도 판매되고 있었다. 익숙한 사례로 재입대의 꿈, 시험장에서 시험지의 글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꿈 등이 등장한. 악몽을 판매하는 사람은 어떤 의도로 판매할까?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달러구트는 악몽을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가 생각하기에 잠, 그리고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놓은 쉼표인 것 같아요”그러나 책에서는 꿈을 인생의 쉼표로 정의하고 있다.

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이다. 잠자는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꿈을 이루기도 전에 방전될 것이다. 영어 `DREAM'의 뜻이 자면서 꾸는 꿈과 희망하는 꿈 모두를 뜻하는 것은 자는 시간이 곧 꿈꾸는 시간임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꿈은 우리의 현재를 더 희망차게 만들어주는 것일 뿐 현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몇몇 꿈 상점들은 충분히 잔 사람도 더 자게 만들고, 쾌락만을 좇아 꿈을 사러오게 만든다고요. 하지만 달러구트님의 꿈 백화점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어요.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 강조하시죠.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

우리는 매일 꿈을 꾸고 살아간다. 어떤 꿈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꿈은 일상을 되돌아보게도 한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꿈에 있어 좋고 나쁨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 꿈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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