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그리고 당신의 아름다운 음악
봄밤 그리고 당신의 아름다운 음악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21.03.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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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봄바람이 상큼함을 더해가는 오늘도 차 안에서 FM 음악을 들으며 출근을 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늦게까지 컴퓨터에 앉아 다시 FM 라디오를 무심코 듣자면 오늘 밤도 어김없이 10시에 울려 퍼지는 목가적인 아름다운 음악이 오늘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 같고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자리에 들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제도 오늘도 늘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 음악은 FM 라디오, 밤 10시에 시작하는 `당신과 밤의 음악'시그널 음악인 빌 더글라스의 `Hymn'이란 바순 곡이다. 이 아름다운 음악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정신이 사나울 때 들으면 마음에 안정도 찾게 되고 태초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어 정신적으로도 아로마 향의 디퓨져 같아 들을 때마다 너무나 좋다.

작곡자이며 연주가인 빌 더글라스는 캐나다 출신의 뮤지션으로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하는 아버지로부터 여러 가지 악기를 배우며 밴드활동도 했고 마음에 치유를 주는 음악을 작곡했으며 피아노와 바순을 자유자재로 연주했다고 한다. 재즈와 클래식에 모두 능했던 빌 더글라스는 귀와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편안함과 감동을 주는 자연 친화적인 음악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국내에 알려진 것은 그의 곡 `Deep peace'가 드라마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유명해 졌으며, 특히 FM 라디오에서 `Hymn'이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Hymn(힘)'이란 뜻은 종교적인 의미로 보면 찬양, 또는 찬가라고들 하는데 더글라스의 음악에서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자연의 소리, 포근함, 안정감 등을 표현하곤 한다. 마치 고요한 숲 속에서 나무 숲 사이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을 느끼며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는 느낌인 힐링 음악이다. 난 가끔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으로 이 곡을 연주해 보곤 하는데 실력이 모자라 그런지 바순의 그 포근하고 따뜻한 음색과, 잔잔하고 느린 비브라토의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그런 매력 때문이지 `Hymn'은 목관 악기인 바순의 대표적인 솔로 연주 음악으로 많이 연주되기도 한다.

파곳이라고도 불리는 바순은 목관 악기 중 가장 낮은 소리를 내는 악기로 악보도 높은음자리표가 아닌 낮은음자리표를 쓰는 C 조의 악기이다. 오케스트라에서 보면 중앙 목관 파트 중 가장 오른쪽에 긴 대나무 통 모양의 악기로 플루트와 오보에가 예쁜 소리를 낸다면 바순은 따뜻하고 안정적인 소리를 낸다. 초등학교에서 서양악기를 처음 공부하는 `프로코피에프'의 음악극 `피터와 늑대'에서는 낮고 중후한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바순은 독주 악기라기보다는 주로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의 도움 악기로 다른 악기를 감싸고 더 부드럽게 해주는 마니또 같은 포근한 악기이기도 하다.

“무심천에 벚꽃이 흐드러진 아름다운 봄날 저녁에 빌 더글라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코로나19, 미세먼지, 그리고 황사 때문에 나들이하기 조심스러운 봄날, 혼란한 마음을 안정감과 기쁨으로 승화시켜 평안의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봄바람이 상큼한 아름다운 이 밤에 `Hymn'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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