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충북의 봄을 알리다
미선나무, 충북의 봄을 알리다
  • 박종선 충북도문화재硏 기획연구팀장
  • 승인 2021.03.2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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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박종선 충북도문화재硏 기획연구팀장
박종선 충북도문화재硏 기획연구팀장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나무, 바로 미선나무이다. 물푸레나무과(Oleaceae)인 미선나무는 전 세계에 1속 1종이 분포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오로지 국내에만 자생하고 있는 희귀종이다. 이러한 까닭에 미선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등급종으로 지정하였고, 산림청에서는 희귀식물로 지정 분류하고 있어 그 값어치를 가늠할 수 있다.

미선나무는 봄을 알리는 꽃이기도 하다. 같은 과의 개나리와 마찬가지로 높이 1~2m 정도의 낙엽관목으로 3~4월에 꽃이 핀다. 개나리와 개화 형태나 꽃의 생김새가 유사하며, 개엽 전에는 백색, 개화 후에는 백색 내지는 연분홍 꽃이 핀다. 미선(美扇, 아름다운 부채)나무의 국명은 둥근 부채모양의 열매에서 나왔다. 지름이 2.5cm 정도이며, 9월부터 황갈색으로 성숙한다.

미선나무는 주로 산지나 전석지, 석회암 지대 등 토양의 배수가 원활한 곳에 자라며 거칠한 생육환경 속에서도 잘 자란다. 특히 충북에 위치한 미선나무자생지들은 산 경사지에 위치하거나 큰 바위나 크고 작은 돌들이 자생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충북은 미선나무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전국 5곳의 천연기념물 자생지 중 충북에 4곳(괴산 송덕리·추점리·율지리 미선나무자생지, 영동 매천리 미선나무자생지)이 있으며, 1917년 미선나무가 처음 발견된 곳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군락지이다. 괴산군에서는 미선나무 영농조합 법인이 따로 있을 만큼 미선나무를 정책적으로 육성·활용하고 있다. 13년 차를 맞이하는 미선나무 축제는 충북을 대표하는 꽃축제로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라 3월 26일부터 4월 10일까지 야외 전시회로 대체되어 진행된다. 이 밖에도 옥천 군서면 월정리 재건산 일원에도 대규모의 미선나무자생지가 발견되어 충북이 명실상부 미선나무의 메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

충북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꽃은 백목련이다. 충북도청 누리집에서 백목련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글을 보면 “자조, 자립, 협동의 상징으로 미래 지향의 의지를 품은 새도민상”을 상징으로 가지고 있으며, “이른 봄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며 순결하고 고귀한 품위를 지녔음.”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백목련이 언제부터 어떤 연유로 충북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꽃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충북을 통해 세상에 알려 진지 100년이 넘은 미선나무의 상징성이 이에 못지않다고 생각된다. 유일한·세상에 하나밖에 없는·희소성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더불어, 바위로 둘러싸이고 산비탈의 좋지 않은 생육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매년 꽃을 피워내는 미선나무의 생명력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더운 여름날,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부채(미선美扇)를 열매로 맺는 미선나무가 충북을 대표하는 꽃나무가 되어 우리 마음을 시원케 해줄 순 없을까 생각해본다. 꼭 충북을 상징하는 꽃이 되지 않더라도 봄날, 벚꽃을 찾아 이리저리 나들이 가는 많은 도민이 잠시나마 미선나무에 눈길을 줄 수 있게끔 널리 알려지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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