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대체 불가능한 예술
디지털시대, 대체 불가능한 예술
  •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 승인 2021.03.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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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지난 일주일간 미술시장에 큰 이슈는 단연 미술품경매사 크리스티에서 783억원에 낙찰된 작가 비플(Beeple)의 디지털 아트 콜라주 작품 `매일: 처음의 5000일'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로 발행한 그의 작품은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을 수 백억원에 거래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 예술시장에 새로운 혁명처럼 보여지게 하였다.

디지털 작업을 많이 하는 필자 역시, 현재 2개의 디지털 작품을 국내 처음으로 NFT로 민팅(발행)하여 디지털 예술 플랫폼에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NFT(대체불가능토큰)는 정보의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토큰(비트코인과 같이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유일성'이란 속성까지 부여해 만들어진 특수 토큰이다. 같은 블록체인 토큰이지만 NFT로 만들어지지 않은 일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같은 수량이면 같은 가치를 지닌다. 반면, NFT는 모든 토큰이 내부적으로 각기 다른 값을 지닌다.

따라서 생성 시점과 소유자, 수요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어서 예술품 거래 시장에서 NFT는 일종의 `디지털 증명서'가 된다. 디지털시대에 누구나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공개된 예술 작품은 무단으로 복제돼 재생산될 수 있다. 위조를 막을 수 없다면 작품의 가치는 사라지게 된다.

작품을 전통적 방식인 갤러리로부터 전시된 작품을 구매한다면 상호 간에 어느 정도 신뢰가 존재한다. 하지만 온라인상에는 수많은 디지털 예술경매 사이트가 있고, 이 모든 예술경매 사이트를 신뢰할 수는 없다. 팬데믹 사태가 1년 이상 지속하면서 전 세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전시는 온라인 전시로 대체되고 전통적인 예술 시장은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초기 블록체인 기반 아트 갤러리 산업이 주목받고 이러한 변화로 블록체인이 이제 디지털 예술작품 거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제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예술품을 소장하는 방식이 되었다. 작품 거래는 장소와 상관없이 즉시 이뤄지고, 작품의 소유권 증명과 출처가 분명하며, 이러한 디지털 예술 시장은 24시간 열려 있다.

예술품 창작과 수집에서 더 이상 지리적인 한계는 사라지고 없다. 디지털 예술을 향유하는 관문은 이렇게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열리게 된 것이 아닐까?

세계가 격리 중인 이 시점에서도 예술품을 소장할 방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투자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 783억원의 가치를 만들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예술작품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며 우리 주변에서 접하는 디지털 예술작품들은 동시대를 대변하며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창작하고 있다.

현재의 디지털 예술작가나 작품이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들은 블록체인에 작품을 공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NFT 예술 작품이 지닌 오리지널티와 대중화가 포스트 팬데믹 시대 새로운 문화예술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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