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육성, 또 하나의 양극화 해법
중소기업 육성, 또 하나의 양극화 해법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3.15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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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천안주재(국장)
이재경 천안주재(국장)

 

코로나19로 피로감이 쌓인 가운데 지난 주말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우울한 뉴스가 나왔다.

종업원 수 500인 이상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 차이가 20년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미래전략연구단장은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근로자 수 5인~499인 사이의 중소기업과 500인 이상의 대기업들의 임금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9년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337만7000원,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569만원으로 231만3000원(40.7%)이 적었다.

20년전인 1999년에는 중소기업 월평균임금이 대기업 임금보다 55만2000원(28.3%)이 적었다. 임금 액수로는 차이가 20년전 보다 4배 이상 증가한것이다. 이후에도 임금 차이는 꾸준이 벌어졌다. 2004년 89만2000원(30.4%), 2009년 139만7000원(35.9%), 2014년 240만1000원(45.4%)으로 증가했다.

특히 작은 기업일 수록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5~9인 사이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평균 임금은 1999년엔 대기업보다 75만원(38.5%) 적었는데 2014년에는 292만원으로 55.3%나 적었다. 대기업 임금의 절반도 못되는 수치다. 이 격차는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평균 근속 기간도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짧았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중소기업 근로자의 근속 기간은 5.1년에서 5.4년으로 0.3년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대기업은 8.3년에서 10.0년으로 증가했다. 격차가 4.6년으로 그만큼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상태가 낮다는 뜻이다.

대기업이 부럽지 않은 중소기업의 나라.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국내 기업중 대기업 소속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중소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 동등하거나 더 많은 대우를 받는 곳이 부지기수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많다. 세계 경제 통계 연보에 따르면 독일은 세계 500대 강소기업 중 3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독일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기술 인력 육성제도인 `마이스터(장인)'제도가 있다. 청소년기에서부터 개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학업과 기술 교육을 병행하거나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기업에는 구인난을, 청년들에게는 구직난을 없애준다.

또 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연중 365일 가동해 기술을 갖춘 기업이 어음따위에 부도가 나는 일을 막아준다. 은행이 기업에 여신을 제공하고 기업 경영을 감독하는 `하우스 방크(Hause Bank)'제도가 그것이다.

은행과 기업이 단순 여수신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로 의지하고 지원하는 정보협력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연구개발 지원 정책도 중소기업들을 세계 최강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국가 전체 R&D자금의 40%가 중소기업에 지원된다.

근속 연한이 5.4년(2014년 기준)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과도한 임금 격차는 이직률을 높이고 고용시장의 불안정을 유발한다. 중소기업에는 구인난이, 청년들은 취업난에 시달리며 양극화 심화와 함께 노동시장의 효율성은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올바른 육성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탈출을 위한 해법이 될수 있다.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중소기업 지원 육성책. 독일이 롤모델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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