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장 구축 프로젝트
스마트 공장 구축 프로젝트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3.01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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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연간 국가 예산을 3000억원이나 절감하게 해준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전북 군산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전문 제조업체 풍림파마텍의 얘기다. 이 회사가 일을 냈다.

종업원 수 80여명, 연간 매출 300억원의 작은 규모의 이 중소기업은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 LDS) 기술을 상용화하고 대규모 양산 능력까지 갖췄다.

이 회사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용 멸균 LDS 주사기는 말 그대로 접종시 버려지는 백신 약병 속의 잔량을 줄이기 위해 주사기 피스톤과 바늘 사이 공간을 최소화했다. 그 덕분에 화이자 백신의 경우 1병 당 접종 인원이 6명에서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1병 당 10명에서 최대 12명까지 늘려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 가격을 기준으로 할 경우 국민 1명의 접종 비용(2회)은 5만원 정도(1회 24달러 기준). 5000만명이 국비 지원을 받아 연간 2회 접종을 한다고 계산하면 총 2조5000억원이 소요되니 백신 사용량을 16.7% 늘려주게 되면 최소 3000억원 이상 정부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를 보게 된다.

K-방역에 이어 K-주사기의 효능에 세계도 부러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가 풍림파마텍에 8000만개 분량의 주사기를 주문한 상태이며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세계 다른 나라에 이런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K-주사기가 새로운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림파마텍의 오늘의 결실은 당연히 회사의 끝없는 연구 개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했다. 국내 주사기 시장이 포화 상태임에도 불구, 꾸준히 눈높이를 키우며 세계 유일의 독보적인 기술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그 산물이 바로 LDS주사기다.

종업원 80명, 매출액 300억원에 불과한 `어린애'같은 이 회사에 세계 최고 선진강국을 자부하는 미국도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 신세가 됐다.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풍림파마텍의 LDS주사기를 코로나19 백신 주사기로 공인한 것이다. 미국에서 요구하는 물량 수만 무려 1억80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림파마텍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술 장벽도 촘촘하게 쌓아놓았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총 23개 주사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년간 2개씩 특허를 등록한 것이다. 지난해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4월에 설정한 약물을 정확하게 투입하는 주사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이 특허와 기존 특허를 종합한 것이 바로 LDS 기술이다. 지난해엔 국내 최대 바이오시밀러 제약사인 셀트리온과 자동 프리필드 펜형 주사제를 개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이 회사를 방문하고 격려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K-방역의 성공에는 이같은 중소기업들의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이 되고 있다”며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이 결실을 맺은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지원한 `스마트공장 구축 프로젝트'를 거론한 것이다. 실제 이 회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의 전문 인력 30여명의 지원을 받아 초정밀 금형·사출기술을 활용해 월 400만개 이던 생산량을 월 1000만개로 2.5배 높일 수 있었다. 해외 수출 물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된 셈이다.

앞으로도 이런 중소기업 지원 상생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를 호령하는 최강의 중소기업들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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