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
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2.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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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우려했던 국내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국내 인구 자염감소는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한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현실화됐다.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인구 3만3000명이 자연감소했다. 1970년 통계작성이래 처음으로 인구 자연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충북, 충남, 대전 등 충청권에서도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인구감소는 갈수록 빨라질 것 같다. 저출산에 혼인건수 감소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앞으로 인구가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24일 발표한 전국 초중고 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67.4%가 `결혼은 의무가 아니다'고 응답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16.7%에 불과했다.`결혼하더라도 반드시 자녀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응답자는 70.3%였다. 응답자의 70.1%가 `출산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해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미래세대들의 결혼과 출산은 매우 부정적이다. 인구의 자연감소가 가속화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 등 현실적인 문제도 젊은 층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의식을 키우고 있다. 한 기업이 최근 2년 이내에 결혼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비용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할 때 평균 2억3000만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택마련자금(1억9271만원)이 가장 컸다. 응답자 45.1%는 `부모 도움 없는 자립 결혼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했고, 나머지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혼 이후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 외에 당장 결혼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인 문제도 혼인감소와 저출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혼인감소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 부었다. 다양한 정책을 펼치면서 저출산 해결에 나섰지만 인구 자연감소라는 현실에 부딪힌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동안 추진해왔던 정부와 지자체의 인구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특히 인구절벽에 선 농촌지역이 많은 자치단체는 지역소멸의 시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대로 기존정책을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충북과 충남의 상당수 시군지역들이 인구절벽으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에 있다. 일부 군지역은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이들 지역은 그동안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각종 정책 시행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젠 구태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지역발전의 불균형 해소도 중요하다. 충북의 경우 청주에 젊은 층이 몰리고 있지만 나머지 시군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 유입이 저조하다. 생활환경과 경제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인구감소와 저출산 해소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기존 정책을 철저히 점검하고 획기적인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선출직들의 선거용 보여주기식 정책은 더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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