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제2막’의 도전을 환영합니다
‘인생 제2막’의 도전을 환영합니다
  • 안정숙 충북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장
  • 승인 2021.02.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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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안정숙 충북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장
안정숙 충북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장

 

“이 나이에도 일할 곳이 있으니 을매나 좋은지…. 내 손으로 직접 용돈을 벌 수 있으니 자식들한테 손 안 벌려도 되고, 밖에 나가 움직이니 아픈 곳도 덜해 병원 가는 횟수도 줄구 말여….”

충북노인회 취업센터 소개로 취업에 성공한 어르신들의 한결같은 말씀들이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 실태조사(2014년)에 따르면, 직업이 없는 노인은 직업이 있는 노인에 비해 우울에 빠질 위험이 약 1.7배라고 한다.

“나 때는 말여~”라며 젊은시절의 자랑거리가 많은 어른일수록, 은퇴 후 생산적 활동이 끊어지면 무력감이 커지고 노쇠화 속도도 더 빨라진다.

청주시 사창동 지??(73세) 어르신은 서울서 퇴직 후 안락한 노후를 꿈꾸며 지방으로 내려왔다. 연고라고는 사돈밖에 없는 충북으로.

청풍명월의 청주를 떠올리며 내려올 때만 해도, 소일 삼아 일할 거리 정도야 어딘들 없을까 싶기도 했고, 나이 들어 돈 쓸 데도 확 줄어들겠지 싶어 느긋하고 여유롭기만 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모아놓은 돈도 넉넉지 못한데 머리털 빠지듯 새 나가는 생활비, 병원비, 경조사비…. 날로 허전해지는 주머니 사정과 더불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섰다. 현역시절 운전을 해 운전원이나 가스충전소, 주유소 등의 알바는 자신 있어 몇 군데 이력서를 넣었지만 종내 무소식.

연고도 없는 곳에서의 구직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다 지인 소개로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를 알게 되었는데, 별로 기대는 안 가 구직서류만 넣고 왔다. 그런데 얼마 후 연락이 왔다. 시내 작은 아파트에 격일제 경비직이 났는데 의향이 있느냐고. 망설일 것도 없이 그러마고 했다.

그렇게 그곳에서 1년 경험을 쌓고, 그 후 더 큰 아파트 미화직원으로 옮겨 보람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젊었을 때 아팠던 곳도 다 낫고, 달고 살던 약들도 끊고 지낸다.

100세 시대의 60대는 `뒷방늙은이'로 치부되기엔 아직 너무 젊은 나이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새로운 연령기준에 따르면 0~17세가 미성년, 18~65세가 청년, 66~79세가 중년, 80~99세가 노년, 100세 이상이 장수노인이다.

`은퇴'를 뜻하는 영어단어 리타이어(retire)를 `타이어 갈아 끼우기'로 암기했다는 누군가의 발상이 참으로 그럴듯하다. 은퇴가 곧 인생의 끝도, 황혼도 아니지 않은가. 겨우 1막과 2막 사이,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다시 출발하는 도중의 과정일 뿐.

그러고 보면, 노인회 취업지원센터는 인생 제2막의 도전과 출발을 지원하는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제2막을 나서려는 `나이든 청년들'의 도전을, 팔 벌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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